<사설>통진당 두 의원에게 北자금 전했다는 憲裁 법정 증언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재(憲裁) 법정에서 주목해야 할 증언이 나왔다. 21일 제16차 변론 기일에 법무부 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이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 조직원을 후보로 입후보시키고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통진당 김미희·이상규 두 의원의 실명을 들어 “(자신의) 1991년 밀입북 당시 지원받은 40만 달러와 각종 재정사업으로 번 돈으로 1995년 500만 원씩을 전했다”고 증언했다.

1980년대 대학가에서 주체사상 학습서로 읽혔던 ‘강철서신’ 저자이기도 한 김 위원은 1989년 조선노동당에 입당하고, 2년 뒤 밀입북해 김일성을 면담하고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조직한 혐의로 1999년 구속됐다가 전향했다. 이런 김 위원이 “통진당은 민혁당의 후신이며, 주사파 주축 경기동부연합의 주도 하에 폭력 혁명을 추진해왔다”면서 “김일성 유일체제, 정치범 수용소 등의 논의를 회피하는 것을 봤을 때 민혁당 시절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부연한 뒤 두 의원 출마와 북한 자금의 연관성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밝힌 것이다.

통진당 측은 ‘1997년 결별한 증인의 일방적 추측’이라고 반박하면서 “위증과 명예훼손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측 증인임을 감안하더라도 김 위원의 증언은 별건 국가안보 사건 구성요건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더욱이 김 위원은 이석기 의원의 ‘내란의 죄’ 사건의 ‘RO(혁명조직)’에 대해 “민혁당이 확고히 지도하고 있는 산하 조직’으로 규정했다.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RO 제보자’ 이 모 씨가 통진당과 RO의 관계를 각각 ‘대중정당, 전위조직’으로 정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석기 사건의 1, 2심이 RO 실체에 대해 차이를 빚은 만큼 대법원 상고심은 사실관계 판단 착오의 위법 여부를 다시 가려야 할 것이다.

김 위원은 “폭력 혁명과 종북 추구 정당을 합헌 판단할 경우 국민에게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어 증언에 나섰다”고 밝혔다. 헌재 또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