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北비핵화 진전땐 주한美軍 감축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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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6자회담 재개와 비핵화 진전이 시작되면 주한미군 병력감축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케리 국무장관은 중국과의 북핵 문제 협력체제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언급해 미·중 간에 모종의 협의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케리 국무장관은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6자회담 대화에 복귀하고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위협 자체가 축소되므로 미국도 이 지역에서 미군 주둔 수요를 감축하는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다음 몇 주, 몇 달간 상황이 발전해 북한이 회담에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동참하기를 원할 경우, ‘북한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처음부터 말해왔다”고 밝혔다. 케리 국무장관의 주한미군 감축 관련 발언은 중국과의 북핵 협력체제를 강조한 직후에 나왔다. 케리 국무장관은 “우리는 북한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하고 있고, 중국은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힌 뒤 “하지만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케리 국무장관은 오는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에 앞서 독일을 방문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북한의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석방과 관련해서 “북한의 전격적인 석방에 대해서 아무런 대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케리 국무장관의 언급에 대해서 “주한미군 감축은 먼 훗날 비핵화가 실현되는 국면에서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대한 수교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윤 장관은 “현재로서는 북한의 태도에 큰 변화가 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며 “미국 당국자들도 현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