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부패’에 무너지는 安保>‘毒性 소화기’ 납품가도 뻥튀기 의혹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독성 실험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불산(HF)가스를 다량 배출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군용 노벡(NOVEC-1230) 휴대용 소화(消火)기가 성능이 사실상 같은 민수용 소화기의 2배 가격으로 공급돼 납품 과정에서의 ‘가격 뻥튀기’ 의혹이 일고 있다. 육군은 지난해 말 2920세트(18억 원 상당) 야전부대 보급에 이어, 올해 1700세트(10억 원 상당)를 야전부대에 추가 공급키로 하는 등 기존의 노후 할론(Halon) 및 이산화탄소 소화기를 노벡 소화기로 점차 교체할 계획이다.(문화일보 10월 22일자 1·4면 참조)

취재 결과 밀폐공간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P사의 민수용 노벡 소화기 가격은 27만5000원(2013년 기준), A사가 군용으로 별도 개발한 가격은 58만2243원으로 확인됐다. 사용된 소화약제 중량은 똑같이 2㎏이었다. 야전부대 보급과정에서 사용이 까다로운 노벡 소화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23일 “문화일보가 지적한, 민수용 소화기에 부착된 경고문이 군용 소화기에 삭제된 것은 잘못”이라고 솔직히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군용 소화기에도 경고문을 부착하고, 사용법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