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던 노부모 무참히 살해 30代 “환청이 들려”

대전동부경찰서는 23일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의 부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이모(39·무직)씨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15분께 대전 동구 자택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아버지(70)와 어머니 백모(66)씨를 흉기로 10여차례씩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이씨는 범행 20여분 뒤 집을 나가 5시간여 대덕구 일대를 배회하다 다음날인 23일 오전 1시54분께 112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범행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2시께 집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이씨를 긴급체포하고 집안 화장실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를 발견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범행에 이용한 흉기를 구입해 소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달초부터 ‘니가 죽일 수 있냐’는 등 나를 우롱하는 듯한 환청이 들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이씨가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며 “이씨가 평소 부모와 대화가 없었고 직업을 구하지 않느냐는 부모의 말에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정신과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