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옛 애인 손녀딸 돌보던 50代 ‘늑대’ 돌변

사별한 옛 애인의 홀로남은 10대 손녀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50대에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오선희)는 엄마와 외할머니를 차례로 여의고 홀로 남게 된 중학생 이모(15) 양의 보호자 행세를 하며, 이 양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상 준강간)로 기소된 박모(56) 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법원은 또 박 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하고, 박 씨의 신상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7년간 공개하도록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2011년 12월 이 양의 외할머니와 교제를 시작해 그 이듬해 2월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박 씨 집에서 이 양 가족과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동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이 양의 어머니가 병으로 숨진 데 이어 2013년 12월 이 양의 외할머니마저 위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딱히 돌봐줄 사람이 없었던 이 양은 박 씨와 둘이 살게 됐다.

박 씨는 이 양의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지난 2012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이 양의 가슴을 만지는 등 2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 양을 강제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이 양의 가족이 모두 사망하고 이 양과 둘이 남게 되자 더욱 노골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박 씨는 올해 4월과 5월에도 자고 있는 이 양에게 다가가 성기를 손으로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박 씨의 몹쓸 짓은 지역 사회복지사가 이 양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경찰에 알리면서 드러나게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어머니, 외할머니가 순차로 사망한 후부터 노골적으로 성폭력 범행을 저질러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사실상 양육해온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