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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24일(金)
인간만 소통한다고? 개도 1022개 단어로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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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깨닫는다 / 버지니아 모렐 지음, 곽성혜 옮김 / 추수밭

개를 가까이 하다 보면 문득 개가 무슨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반대로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가까운 동물이 무슨 생각을 하고 감정상태가 어떠한지, 동물의 마음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은 인류의 지속적인 탐구와 연구의 대상이었다.

영국 출신 동물학자 제인 구달은 1960년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국립공원에서 침팬지와 친밀한 관계 속에서 선입견 없이 관찰해 침팬지에 대한 놀라운 발견을 내놨다. 침팬지마다 이름을 지어주며 제각각의 개성을 인정했다.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통념을 뒤집고 침팬지가 나뭇잎을 이용해 먹이를 확보한다는 사실, 침팬지들이 원시적 형태의 전쟁을 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침팬지 학자 제인 구달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동물학자들은 코끼리, 개와 늑대부터 돌고래, 개미, 물총물고기, 앵무새 등 동물과 동고동락하며 동물 마음을 연구해왔다.

저자는 동물행동학자와 생태학자를 취재해온 과학저널리스트. 이 책에선 자신이 6년여 11개국에서 만났던 동물연구가, 그들이 동물과 교감을 나눠온 사례와 더불어 사람들이 미처 모르거나 잘못 알았던 동물의 마음을 생동감있게 전달한다.

오랜 세월 ‘동물의 생각’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동물 연구를 토대로 “동물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를 각종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생각과 의식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곤충, 물고기, 새 등 각양각색의 동물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짚어낸다. 호주의 수컷 큰바우어새는 풍경화가처럼 원근법을 활용해 예술 정자를 지었고, 코끼리는 자신을 해친 적 없는 사람과 자신에게 도끼를 날렸던 사람을 구별해냈다.

이 책에서는 특정 동물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동물학자와 그들의 연구분야를 대거 접할 수 있다. 판크세프 워싱턴 주립대 심리생물학과 교수는 ‘세상에서 쥐를 가장 많이 간질여본 사람’이라는 기상천외한 소개가 따른다. 1980년대 초부터 30년간 쥐의 놀이를 연구해온 그는 쥐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때로 쥐들을 간질이며 쥐의 감정 상태를 연구해온 ‘정서 신경과학’의 창시자다. 쥐도 배꼽이 빠질 지경으로 웃거나 우울해서 잠만 자기도 하고, 킥킥거리는 쥐의 웃음이 생후 3∼4개월 된 신생아가 처음 웃는 소리와 닮았다고 지적한다. 또 잘 노는 쥐들이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더 잘 다스릴 가능성이 있고 우울증에도 안전할 수 있다며 감정 통제의 노하우를 습득하게 하는 놀이의 역할을 일깨웠다.

앵무새연구가 칼 베르크는 1987년부터 앵무새 인공둥지에서 앵무새의 말소리와 행동을 기록하고 대조해왔으며, 앵무새 부부의 대화를 ‘통역’해주기도 한다. 1965년 사람과 돌고래가 동거하는 실험을 실시한 신경생리학자 존 릴리는 특수설계된 침수주택에서 수컷 돌고래가 자신에게 영어 단어를 가르치던 여성에게 열렬히 구애한 사례를 소개한다.

또 고래에게는 특유의 억양과 지역 사투리가 있으며, ‘개가 1022개의 어휘를 사용한다’는 연구 발표도 있다. 이 밖에 개가 상상하고 개미에게도 성격이 있단다. 앵무새도 금실 좋은 쌍과 이혼하는 쌍이 있는 등, 동물의 정신과 마음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다양하다.

흔히 새의 지능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하지만 캐나다 산갈가마귀는 3만 개의 씨앗을 숨겼다가 6개월 후 도로 찾아내고, 까치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본다. 또 까마귀, 어치를 비롯해 많은 새들이 의사소통 능력에서 유인원을 능가하며 발성 능력도 불가사의할 만큼 인간과 유사하다.

이 책은 동물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세계를 경험하며, 분노와 슬픔과 사랑의 순간을 겪는다는 점, 결국 동물이 인간과 별로 다르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과연 사람은 이들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책 말미에 저자는 진지한 물음을 제기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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