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 다변화로 선회?… 中·美 움직이려는 ‘미끼 전략’!

대중 관계의 소원함을 부른 북의 노선은 바로 외교전략의 변화, 특히 기존 중국 중심의 외교전략에서 러시아와 일본은 물론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까지 부챗살 형태로 외교 범위를 넓히는 다변화 정책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의존성에서 벗어나고자 한 북한 권력층의 노선 변화와 권력 갈등이 결국 장성택 처형에 이르게 하고 북·중 관계를 틀어놨다는 것이다.

북한의 외교전략 변화에 대해 김용현(북한학) 동국대 교수는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혈맹관계인 한·미 관계처럼 북한과 중국은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소원해졌다고 해도 그 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정은 체제 들어 중국 일변도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외교전략 다변화는 외교 당국자들의 해외순방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 21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수단과 콩고 등 아프리카 나라들을 공식 친선방문하기 위해 나섰으며,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5월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시작해 아프리카 국가와 중동 국가인 쿠웨이트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20여 개 국가 외교단과 교류했다.

북한이 전통적으로 비동맹운동 국가들과 교류를 강조했던 점을 감안해도 올해 들어 광폭의 외교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리 외무상은 지난 8월에는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며 베트남과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의 외교전략 확대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들보다 러시아와 일본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일본과 피랍자 문제에 있어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국교 정상화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의 대러 외교는 자원을 매개로 올해 들어 교류 폭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은 경제적인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기존 중국 중심 외교관계에 더해 러시아와 일본과 외교관계를 다변화한다면 경제적인 이해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일본으로 외교 범위를 확대해 가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중국과 미국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는 “미끼전략을 통해 러시아와 친해지면서 중국이 움직이게 하고, 일본을 통해 미국이 움직이게 하는 변수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