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찬·반 팽팽… 성사 가능성 미지수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북부지역 분도 결의안을 추진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경기도 분도는 관련 법안 국회통과 등 분도가 가시화될 경우에도 분도 절차가 복잡하고 주민들의 찬성·반대 여론이 팽팽해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그러나 경기 북부지역 소외감에서 출발한 경기도 분도론이 경제적 효과를 떠나 지역 특성에 맞는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주민들 사이에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행정구역을 분할·개편하려면 우선 정부가 주민공청회와 입법예고를 거쳐 ‘경기북도 신설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거나 국회가 관련 법안을 발의·통과시켜야 한다.

이에 앞서 행정절차로 지방의회인 경기도의회의 의결을 거치거나 경기도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분도론이 정치 쟁점화할 경우 도의회 반수가 넘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도의회 의결을 요구하고 새누리당에서는 주민 투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는 정치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 법안이 통과되고 지방의회 및 주민들이 찬성할 경우 분도가 결정되며 주민대표로 구성된 ‘경기북도 분도 추진위원회’가 가동된다. 현 경기도북부청을 경기북도청사로 사용하고 행정조직이 구성되면 선거를 통해 도지사를 선출한다.

현재 지난 4월 박기춘 의원 대표발의로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회부돼 계류 중이나 다른 의원들이 경기도 분도 관련 법안을 다시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분도를 찬성하는 정치인들은 경기 남북 간 발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분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분도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정치논리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분도가 이뤄졌을 경우 찬성론자들은 지역특성에 맞게 북부지역이 개발돼 수조 원 이상의 지역경제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재 지역 내 총생산이 경기 남부가 경기 북부보다 4배 이상 많고 기업, 사회간접자본(SOC) 등이 남부에 치우친 경제적 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기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접경지역인 경기 북부지역은 각종 규제에 묶여 있어 낙후돼 있다”며 “북부 과잉규제와 역차별은 경기 남북 간 분도를 통해 행정이 분리돼야만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분도 필요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개인적으로 분도는 경기 북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적절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북부지역의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내세워 분도를 반대하고 있다.

경기도 분도론은 1992년, 1997년 대선과 16, 17대 총선, 2010년 지방선거 때 각 정당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시민단체들이 2010년 분도추진위원회를 구성, 서명운동을 벌인 바 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