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6개월 ‘수색 한계’ 인정… 기상 악화도 인양 결심 한몫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시신인양보다 선체인양 검토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은 무엇보다 세월호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미부분 왼쪽 다인실 ‘SP1’에 대한 잠수사들의 수색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더 이상 수색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고 범정부대책본부가 “민간 잠수사들이 SP1의 집기 등은 대부분 건져올렸지만 구조물이 압착된 부분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데다 SP1 수색을 맡은 팔팔수중개발 관계자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SP1의 무너진 천장과 바닥 등이 압착된 부분은 잠수사들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고 밝히는 등 잠수사들의 수색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 겨울철이 다가오며 기상여건도 더이상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허락하지 않는 모양새다. 세월호 침몰 해역의 풍랑, 조류 등이 예전보다 거세져 수색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선체인양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월에는 21일간 수색했지만, 10월 들어서는 지금까지 9일밖에 수색하지 못한 것도 나빠진 기상 여건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기존의 인양 불가 입장에서 선회해 조심스럽게나마 인양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과 이를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입장을 함께 발표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한변협 배의철 변호사 복귀에 앞서 지난 22일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의 이견으로 일을 하기 어렵다’는 배 변호사 등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인양을 포함한 전체 결정사항을 3분의 2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변호사도 이를 두고 “실종자 가족의 간절한 요청을 받아들여 (변협 세월호 특위 회의를 통해) 법률대리인인 저의 진도 재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가족이 인양을 포함한 전체 결정을 가중다수결(加重多數決·구성원의 3분의 2 또는 4분의 3과 같은 특정 다수의 결정에 따르는 집단의사 형성 방식을 말함)로 정하고 이견이 있어도 이에 따라야 한다는 것에 반발, 회의장을 떠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세월호 인양문제는 검토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일부 가족들의 설득과 이해가 급선무다.

이와 함께 가족들은 팔팔수중개발 소속 잠수사가 SP1 마지막 수색 부분이 구부러진 구조물로 진입할 수 없다며 제시한 영상의 진위를 검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세월호 수색 경력이 있는 산업잠수사를 투입, 영상을 재촬영해 다른 수색 방안 등도 범대본과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진도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