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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착한 경제, 사회적 기업 1000개 시대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27일(月)
공동주거 공간 ‘디웰’… 청년기업가들 ‘아이디어 産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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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동구 성수1동 사회적기업가들의 공동주거공간 ‘디웰’에서 입주자들이 지난 24일 거실에 모여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김영주 기자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이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걱정부터 하잖아요. 사회에서 정서적, 심리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사회적기업가들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됩니다.” 24일 서울 성동구 성수1동 사회적기업가들의 공동주거공간 ‘디웰’에서 만난 허재형 루트임팩트 사무국장은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끼리 협력하고 지지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동주거공간을 만들었다”며 “사회적기업은 협력과 연대가 성공의 키워드인 만큼 물리적으로 모여 있으면 더욱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선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탄생한 루트임팩트는 2012년 7월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설립목적은 빈곤 및 양극화 문제, 노인 및 소수자 소외 등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기업가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가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가 발굴·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공동주거, 공동 업무공간 마련 등 사회적기업가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지난 14일 성수1동에 문을 연 공동주거공간 디웰은 이런 의지를 가지고 루트임팩트가 내디딘 첫 발걸음이다. 허 국장은 “입주대상자 16명을 모집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셔서 경쟁률이 10 대 1이 넘었다”며 “사회적기업가들이 그만큼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고 싶어한다는 방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이다. 그는 “디웰은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적기업가들이 한데 모여 서로 영감을 얻고 성장을 북돋우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디웰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다세대 주택으로 루트임팩트가 맞춤형 공동주거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2층과 3층은 16명의 사회적기업가들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사회적기업가들이 모여 세미나와 파티 등 각종 모임을 진행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공간이다. 리모델링이 끝난 이번 달부터 사회적기업가들이 속속 입주를 시작했다.

루트임팩트가 사회적기업의 성공 키워드로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허 국장은 “사회적기업이란 영리에 앞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이를테면 위안부 할머니들의 미술작품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마리몬드’의 경우 할머니들의 미술 작품을 사회적기업에서 제작하는 커피 텀블러의 겉 디자인에 입혔다. 일반 기업에서 생산하는 텀블러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텀블러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과 협력해서 더 많은 사회적가치를 제품 안에 담아낼 수 있었다. 루트임팩트는 최근 디웰 맞은편에 입주해 있는 비영리단체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행사 때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디웰의 뒷마당을 쓸 수 있게 했다. 큰 자본을 들여 많은 돈을 버는 부자 기업은 아니지만 서로 간의 협력으로 사회적 자본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허 국장은 “디웰이 둥지를 튼 성수동은 최근 들어 사회적기업가들이 모여드는 동네”라며 “서로 모이고 인사하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우리가 의도하지 않게 성공 확률이 높아지게 될 것”이고 말했다.

루트임팩트는 공동주거공간 조성 이외에도 잠재적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임팩트 챌린저스’와 ‘임팩트 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임팩트 챌린저스는 사회적기업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공동채용,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한편 역량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청년인턴들이 사회적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임팩트 랩’은 사회적기업가들이 준비된 상태에서 창업하도록 도와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회적기업이 아이디어를 정교화하고 사업계획을 세운 뒤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 이르기까지 치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루트임팩트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 씨가 대표로 있다. 정 대표는 전통적인 기업경영보다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에 보람을 느껴 루트임팩트를 설립했다고 한다. 물론 재벌가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여유가 있어서 한번 해보는 것 아니냐’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자본금 5000만 원에서 출발한 루트임팩트는 기업 차원에서 제공하는 거액의 출연금을 받지 않았다. 직원 12명의 소규모 비영리법인으로 큰 자산규모를 갖춘 대기업 사회공헌 재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작다. 허 국장은 “루트임팩트를 통해서 성공한 사회적기업가들이 10∼20년 후에 후배 사회적기업가들을 멘토링하고 후원까지 해주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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