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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29일(水)
‘MOOCs(공개 온라인 강좌)’ 도입과 대학교육의 새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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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일 / 서울대 교수·교육학

인터넷을 활용하는 이러닝(e-learning)에 대한 전반적 불신을 고려한다면, 최근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무크·MOOCs, Massive Open Online Courses)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의 증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국내의 경우만 하더라도 2013년 5월 서울대가 국내 최초로 무크의 대표적 기관 중 하나인 에덱스(edX)에 가입해 지난 봄학기에 로봇공학 강좌를 전 세계의 1만3758명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KAIST 또한 2013년 말 또 하나의 세계적인 무크 기관인 코세라(Coursera)에 가입해 시범 강좌를 운영했다. 국내의 이런 대학 차원의 대응, 그리고 영국의 ‘퓨처런(FutureLearn)’, 일본의 ‘제이무크(JMOOC)’, 중국의 ‘스쿨엑스(SchoolX)’와 같은 주요국의 기획 사업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일명 ‘케이무크(K-MOOC)’를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왜 이렇게 무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가?

첫째, 무크가 기존 OER(Open Education Resources) 운동뿐만 아니라, 사이버대학과 차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최초의 무크 강좌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마니토바대학의 ‘연합주의와 연합적 지식’에는 학점 취득을 하려는 25명의 유료 정규 학생과 당시로는 큰 규모인 2200명의 학습자가 무료로 수강했다. 관심 있는 일반 학습자들에게 무료로 강좌를 오픈하자 많은 학생이 수강을 하면서 새로운 운영 형태의 대학 강좌가 나타난 것이다. 2011년 스탠퍼드대는 초기 무크의 이런 개방적 특성, 즉 교육을 요구하는 학습자에게 제한을 두지 않는 강좌 운영 방식을 시도했다. 세바스찬 션 교수와 피터 노빅 교수가 ‘인공지능개론’ 강좌를 무료로 개설하자, 전세계에서 16만 명의 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는 일대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세계 유수 대학이 코세라, 에덱스, 유다시티와 같은 무크 운영 기관에 참여해 많은 온라인 강좌를 개설하게 됐다.

무크 방식의 온라인 대학 강좌의 성공적 운영과 높은 관심에 영향을 끼친 두 번째 이유는, 학습자가 바라는 주제의 강좌나 해당 분야 저명한 교수의 강좌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스탠퍼드대의 ‘인공지능개론’이나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회로와 전자’, 그리고 서울대의 ‘로봇공학’ 강좌에 많은 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는 현상은 어떤 강좌가 많은 학습자의 요구를 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사이버대 강좌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이러닝 형태의 고등교육 모습이다.

그 세 번째 이유는, 현재의 고등교육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단초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지배적인 고등교육 방식은 여전히 대학 강의실에서 정해진 시간에 이뤄지는 개별 교수 중심의 설명식 강의다. 무크를 통해 양산되는 질 높은 교수 강의 동영상은 향후 일반 대학 교육에 있어서 방대하고 유용한 디지털 형태의 교육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도전적인 과제를 던져준다. 국내외 대학에서는 역전학습(flipped learning) 형태를 통해 학생들이 사전에 주제 관련 동영상 강의를 미리 보고 강의실에서는 문제 풀이나 토론 등을 하는 것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무크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확인된 대학 강좌 학습 기회의 개방성, 학습자의 학습 요구를 반영하는 온라인 강좌의 제공, 그리고 디지털 형태의 교육 자원의 활용 가능성은 고등교육의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대학 연령층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을 구체화하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평생교육 측면에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습득을 요구하는 대학 졸업 이후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형태의 무크 도입과 참여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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