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민간수준 퇴직금 주고 국민연금 지급 늘려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토론 정종섭(앞줄 오른쪽 두 번째) 안전행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포럼에 참석, 토론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삭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지부장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반대하는 삭발투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현재의 공무원연금을 완전히 폐지하고 국민연금과 통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연금 전문가들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자는 공노총의 주장은 재정이 뒷받침되는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류영록 공노총 신임 위원장은 28일 오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주내용으로 하는 요구안을 공식 발표했다. 공노총은 “공무원연금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국민연금과의 완전한 통합을 요구한다”며 “국민연금 지급 구조를 전면 재조정해 연금을 연금답게 만들어 국민들의 노후 삶에 희망을 복원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노총은 “민간 수준과 같은 공무원 퇴직금 제도 도입, 공무원 급여와 수당제도 전면 개편을 요구한다”며 “공무원 근로조건을 일반 근로자의 그것에 맞추기 위해 노동 3권 완전 보장, 근로기준법 적용, 인사정책상 불이익 조항 등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노총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근혜 정권이 국정 농단과 계속되는 정책 실패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경제위기를 호도하기 위해 제시한 게 ‘공무원연금 개악’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긍심마저 사라져버려 마지막 심정으로 타협안을 냈다고 공노총은 설명했다. 공노총은 “박근혜 정권의 ‘공무원 죽이기’ 프로젝트에 대항해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음에도 정부와 집권 여당은 한낱 헛소리 취급하면서 ‘일방적인 개악안’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공노총은 집권 여당이 청와대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공노총은 새누리당은 국회 절반이 넘는 집권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청와대의 하수인이 돼서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공노총은 “이제 모든 희망이 사라졌으며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에서는 이미 정권 신임투표 실시 등 총궐기 투쟁을 선포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노총의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연금학회 전 회장인 김용하(금융보험학) 순천향대 교수는 “장기적 차원에서 보면 공노총의 주장대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방안이 맞는다고 보지만 이는 개혁 의지가 강하고 재정이 뒷받침되는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정부의 한계를 알고 있는 공무원 단체가 이를 주장하는 것은 정략적인 측면이 강하며 이를 공무원 단체 소속 공무원들이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자투성이의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시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과연 동의할지도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