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9.22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31일(金)
창조,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에디톨로지 / 김정운, 21세기북스

“인간이 가장 창의적일 때는 멍하니 있을 때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멍하니 있을 때, 생각은 아주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가끔 멍하니 앉아 있다가 ‘아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할 때가 있다. 그러고는 그 생각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거꾸로 짚어나간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생각의 흐름을 찾아냈을 때, 자신이 그 짧은 시간 동안 날아다녔던 생각의 범위에 놀라게 된다.”(52쪽)

이 말대로면 지난 2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멍 때리기 대회’는 매우 창조적인 이벤트다. 목적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해주자는 것. 초점 없는 시선으로 이 대회 우승을 거머쥔 한 9세 소녀의 어머니는 딸 아이의 이미지가 ‘멍’으로 굳어질 것을 염려해 앞으로는 참가하지 않겠다는 소감을 밝혔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뿌듯해 해야 한다. 1등을 하고 상금을 타서가 아니라, 딸이 이날 가장 창조적인 순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사진)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이 이번에는 창조를 논한다. 멍 때리기 대회처럼 단순하면서도 기발한 방법으로. 그는 “창조란 별다른 것이 아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것도 아니다. 창조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구성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의 결과물이다”고 말한다. 생각을 잠시 멈출 때, 오히려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솟아났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터. 그건 아주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보고 듣고, 한 번쯤 떠올렸던 것. 그래서 저자는 창조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라고 명명한다. 이른바 ‘에디톨로지(editology)’다.

그는 기존에 등장한 통섭, 융합, 크로스오버 등이 이와 유사한 개념이라면서도 “통섭이나 융합은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뭐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에디톨로지는 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편집 행위에 관한 설명이다”고 강조한다.

김 소장의 말은 정확하다. 에디톨로지는 현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적합한 말이다. 비근한 예로, 오늘날 뉴스 전달 방식을 보라. 과거 어느 때보다 ‘편집자’의 힘이 커졌다. 이는 한국의 상황에서는 거대 포털 사이트로 대변된다. 이는 창조적인 인물로 늘 손꼽히는 스티브 잡스의 과거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민주주의에는 자유롭고 건강한 언론이 중요하다. 뉴스를 모으고 편집하는 조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나는 미국이 블로거들의 세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김정운’ 식대로 풀어내면 잡스는 ‘지식 편집(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을 논한 것. 책은 이밖에 원근법을 중심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를 설명하고,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인간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됐는지(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를 살펴본다.

박동미 기자 michan@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바닷물속 청혼 도중 익사… “최고의 날이 비극으로”
▶ 골프장 이사들, 캐디 성추행하고 모텔 유인… 징역·벌금형
▶ 질투 때문에… 아기 분유에 세제 섞은 가사 도우미
▶ 도쿄 아사쿠사에서 일본인과 프리허그를 하면서…
▶ 가수 케이윌, 경부고속도로서 교통사고…“큰 부상 없어”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한 미국 남성이 여자친구에게 청혼하러 바닷물에 들어갔다가 익사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
mark경인아라뱃길서 체육복 입은 2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mark이승철 “성대수술후 은퇴도 생각… 묵언수행 1년만에 고음 되찾..
정경심 소환 임박…‘5촌조카와 10억 횡령’·‘상장위조..
검찰 ‘패스트트랙 충돌’ 본격 수사…김관영 의원 첫..
질투 때문에… 아기 분유에 세제 섞은 가사 도우미
line
special news ‘보이스 코리아’ 우혜미,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 우혜미(31)가 세상을 떠났다.22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틀 전부터 지인들의 연..

line
경인아라뱃길서 체육복 차림 20대 자매 숨진 채 발..
두산, 연장서 LG 페게로 홈런에 ‘덜미’…선두 SK와..
류석춘 ‘위안부 매춘 발언’ 후폭풍…연세대 총학·동..
photo_news
가수 케이윌, 경부고속도로서 교통사고…“큰 ..
photo_news
“손흥민 속눈썹이 오프사이드?”…비디오 판정..
line
[Review]
illust
삭발로 ‘野性’ 보여준 황교안… 챔스서 종횡무진 ‘황소’
[골프와 나]
illust
“잘하기보다 해저드 피하는 게 우선… 인생도 골프처럼”
topnew_title
number 도쿄 아사쿠사에서 일본인과 프리허그를 하..
골프장 이사들, 캐디 성추행하고 모텔 유인..
KLPGA에 신인 임희정 돌풍…최근 4개 대회..
화성 용의자 30년전 왜 촘촘한 수사망에 안..
hot_photo
현아, 대학축제서 치마올리기 퍼..
hot_photo
여성 모델, 유적지서 반라 촬영했..
hot_photo
유승준 측 “병역기피 아니었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