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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0월 31일(金)
쿠엔틴 감독에 던지고 싶었던 질문과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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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 제럴드 피어리 엮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쿠엔틴 타란티노’의 표지를 보면 특유의 부리부리한 눈을 치켜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당신을 찍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당신이 쿠엔틴(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타란티노 씨’가 아니라 ‘쿠엔틴’이라 부른다)의 팬이라면 그의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이 매우 영광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정말 쿠엔틴과 마주할 수 있다. 이 책이 그에 대한 평전이 아니라 그가 여러 언론인 및 영화인들과 나눈 스물네 편의 인터뷰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쿠엔틴에게 던지고 싶었던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은 심도 있게 나눈 인터뷰로 구성된 370여 페이지 어딘가에 포함돼 있을 것이다.

쿠엔틴은 B급 감수성의 선두주자라 불린다. 고상하기보다는 투박하게, 변화구보다는 직구로 승부하는 그의 화법 탓이다. 그 저변에는 쿠엔틴의 유년 시절이 깔려 있다. 홀어머니 밑에서 외아들로 자라며 중학교를 중퇴한 쿠엔틴은 비디오 가게에서 최저 임금을 받으며 5년간 일했다. 하지만 이 기간은 쿠엔틴의 인생 중 주머니는 가장 가벼웠으나 마음은 제일 풍족한 때였다. 아무런 고민 없이 일하는 틈틈이 예술영화부터 삼류영화까지 모조리 섭렵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쿠엔틴의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이 영화적 공식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그의 정서를 오롯이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이때부터 쌓은 내공을 한꺼번에 분출한 덕분일 것이다.

쿠엔틴은 B급을 지향하지만 A급으로 인정받는 감독이다. 그의 두 번째 작품인 ‘펄프 픽션’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로 손꼽히는 칸국제영화제에서 대상 격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그는 격식과 위상에 연연하지 않는다. 또다시 자신만의 실험을 거듭하며 호평과 악평 사이에서 줄을 탄다.

‘쿠엔틴 타란티노’를 엮은 미국 보스턴 서퍽대학의 영화학 교수인 제럴드 피어리는 1992년 ‘저수지의 개들’을 발표한 쿠엔틴에게 “내 강의 시간에 프랑스 뉴웨이브에 대해 들려 달라”고 주문했다. 그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 강의가 10분 이내에 끝날 거라는 생각은 저자의 착각이었다. 그는 ‘저수지의 개들’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한 시간 반 동안 누벨바그의 위대성에 대해 청산유수처럼 쏟아냈다. 걸출한 감독과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까지 곁들였다. 영화를 글과 머리가 아닌 영화와 몸으로 배운 행동주의자 쿠엔틴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쿠엔틴이 은막 위에 펼쳐 놓는 세상은 넓고 한계가 없다. 지극히 유치하기도 하고 굉장히 고상하기도 하다. 때문에 많은 언론 매체들이 그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위해 ‘B급 정서’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쿠엔틴의 장르는 쿠엔틴이다. 감독의 이름을 가리고 봐도 그의 영화는 티가 나기 때문이다. 쿠엔틴이 나눈 스물네 편의 인터뷰를 읽고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 당신은 이 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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