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10년후 한국경제’ 여론조사>“경제위기 또 올 것” 77.3%…“고령화 최대 위협”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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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지난 1997년 말 불어닥친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가 향후 10년 사이 재발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문화일보가 창간 2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10년 후 한국경제와 나의 생활형편’ 여론조사에서 ‘향후 10년 내에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가 또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1∼2번 발생하겠지만 잘 극복할 것’이라는 응답이 5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1∼2번 발생해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22.9%였다. 전체의 77.3%가 ‘경제위기가 1∼2차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9.8%에 불과했다.

‘1∼2번 발생해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응답에선 40대(33.4%)와 대졸자(28.0%), 화이트칼라(31.1%) 등 우리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평균치보다 높았다.

‘10년 후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국내 위험요인’에선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 심화’가 72.0%(복수응답)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이어 ‘정부 및 가계 부채 증가’ 42.2%, ‘사회갈등 증폭’ 20.0%, ‘금융시장 불안’ 16.5%, ‘기업 경쟁력 하락’ 1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500만 원 이상 고소득층(78.9%)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300만∼400만 원대 중상류층(51.3%)은 ‘정부 및 가계 부채 증가’를 가장 위험한 요소로 꼽아 대조를 보였다. 자영업자(51.1%)나 화이트칼라(49.6%)도 ‘정부 및 가계 부채 증가’ 문제를 최대 위험요인으로 선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경제위기의 재발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감을 높일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불안심리를 없애려면 기업의 기를 살리고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규제 개혁 등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한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여론조사는 문화일보가 향후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대표 노규형)에 의뢰해 지난 24∼2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할당표본을 추출해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인구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오차를 보정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