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국민카드로 현대차 못산다?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가맹점 계약기간 만료를 하루 남겨놓은 가운데 여전히 카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둘러싼 타협점을 찾지 못해 막바지 극적인 타결을 하지 못할 경우 11월 1일부터 KB국민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문화일보 10월 24일자 17면 참조)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카드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1.75% 이하로는 낮출 수 없다는 제시안을 지난 29일 현대차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수수료율 인하폭(0.1%포인트)이 너무 낮아 수용하기 어렵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수수료율 인하안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23일 KB국민카드에 가맹점 계약 만료에 따른 갱신 거절 공문을 발송하고 현재 1.85%(체크카드는 1.5%)인 수수료율을 0.7%로 낮추지 않으면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 이후 두 차례 정도 만났으나 KB국민카드 측이 수수료율 조정이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며 “기한을 한 달 더 연장해 협상하자는 요청에도 응답이 없어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가맹점 계약은 종료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KB국민카드와의 협상이 더 주목되는 것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이 각각 내년 2월과 3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다른 카드사와의 가맹점 재계약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카드 복합할부가 자금제공 기간이 단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등 일반 카드 거래보다 원가가 현저히 작은 만큼 수수료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카드 복합할부는 차를 살 때 카드로 결제하면 다음날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대금을 갚고 소비자는 할부금융사에 할부금을 내는 방식이다.

지난 2010년 자동차 판매 금융거래 중 4.4%에 그쳤던 카드 복합할부 비중은 지난해 14.8%까지 치솟아 올해 각 자동차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