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선호 영화 ‘공공의적’ 싫은 영화 ‘부당거래’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이자 흥행에도 자주 성공했던 경찰 영화와 관련, 경찰관들이 보는 최고의 경찰 배역 배우는 설경구와 한효주, 최고의 영화는 ‘와일드카드’, 최악의 영화는 ‘부당거래’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충남 아산시 경찰교육원이 6일 ‘영화인과 경찰 간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학술 토론회’를 맞아 최근 10일간 전국 경찰관 618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나왔다.

경찰들이 보는 최고의 영화는 ‘와일드카드(1193표)’ ‘공공의 적(918표)’ ‘살인의 추억(574표)’ 등 순이었다. 영화 속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와일드카드’에서 “감찰조사나 소송에 휘말리게 되니 총은 절대 쏘지 마라”는 선배 형사의 충고 모습이 선정됐다.

최고의 명대사는 역시 이 영화에서 “칼은 나눠 맞으면서 사는 거야”라며 흉악범 앞에서 겁에 질린 형사를 질책하는 형사 반장의 말이었다.

‘부당거래(1137표)’가 최악의 영화로 선정된 이유는 검사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잘못을 비는 경찰 광역수사대장의 모습 등이 현실과는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찰관으로 채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경찰 역할을 잘 소화한 남자 배우에는 ‘공공의 적’에서 형사로서 끈질긴 집념을 보여준 설 씨가, 여배우는 ‘감시자들’에서 청순한 외모와 달리 강하고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한 씨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번 학술토론회는 영화에 그려진 경찰의 모습, 문화경찰의 미래 발전 방향, 영화인과 경찰의 협력방안 등을 주제로 열린다.

정용선 경찰교육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영화 속에 그려진 경찰상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되짚어 보면서 국민들이 영화를 통해 경찰에 던지고 싶은 교훈을 제대로 수용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