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국가지정 격리병상 실태 “일반 병실과 맞닿아… 조금 걱정돼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두 개의 문이 설치돼 있는 국가지정 격리병상 내 음압병상의 내부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감염 가능성은 없다지만,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요.”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8층 국가지정격리병상 앞. 환자복을 입고 서 있던 중년 남성은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면 입원하게 되는 격리병상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 지정 격리병상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의 격리병상은 8층에 이중 문으로 차단된 채 설치돼 있지만, 8층의 절반은 일반 병상이다. 격리병상 문 앞은 일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내과 병동과 맞닿아 있었고, 바로 앞에는 환자 보호자들의 휴게공간이, 옆에는 입원실이 위치해 있다. 또 감염 환자가 격리병상으로 이동할 때도 영상의학과, 응급의료센터 등이 자리해 있는 병원 중앙 복도를 거쳐 이동한다. 병원 측은 환자가 이동할 경우 주변을 철저하게 통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지만 격리병상을 바라보는 일반 환자들의 시선은 불안해 보였다.

그러나 격리병상에는 첨단장비가 설치돼 감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병원 측 입장이다. 에볼라 환자들이 발생하면 격리병상의 두 개의 문을 지나 또다시 인터록(상호문열림 방지장치)이 설치된 두 개의 문으로 차단된 음압병상에 입원하게 된다. 음압병상에는 인터록으로 인해 두 개의 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으며, 병실에는 첨단 공조시스템이 설치돼 병실 안의 공기가 병상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내부의 공기는 고효율 필터를 통해 정화상태로 배출된다. 인터록 사이에는 병실을 드나드는 의료진이 장비 착용을 점검하고 환자와 접촉이 잦은 부위를 소독할 수 있는 ‘전실’이라는 공간이 있다. 의료진은 에볼라 환자 발생에 대비해 매일 전신이 미세입자로부터 차단되는 레벨C 등급의 보호장구착용법과 소독법에 대한 훈련을 실시한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실제 에볼라 환자가 입원하면 외부와 접촉 없이 병동으로 이동하고, 첨단시설을 갖춘 격리병상에서 훈련된 의료진으로부터 병원체의 외부 유출 없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