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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07일(金)
“나는 왜 IS대원이 됐나… ‘아랍의 봄’ 좌절 탓”
WP, 이집트 청년 삶 조명… 민선 대통령 축출후 민주화 후퇴에 절망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아랍의 봄에 절망한 중동의 젊은이들이 시리아 및 이라크로 건너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IS 대원들이 지난 1월 14일 시리아 내 근거지 라카에서 깃발과 무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011년 ‘아랍의 봄’을 주도했던 젊은이들이 혁명 이후 찾아온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주의자로 변모,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에 가담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이라크에서 폭탄을 맞아 숨진 이집트 출신의 IS 대원 아흐메드 알 다라위(38)의 삶을 조명하면서 그도 본래는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던 젊은 혁명 투사였다고 설명했다.

WP에 따르면 20대 시절 이집트에서 경찰로 활동했던 다라위는 국가 기관에 뿌리내린 부패에 맞서 싸우기 위해 2007년 경찰을 그만두고 민주화 시위에 뛰어들었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벌어진 시위의 핵심 인물이었던 다라위는 전직 경찰로서의 경험을 살려 민주화 시위대와 경찰 개혁을 원하는 내무부 관계자들 간 연락망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치적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던 다라위는 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으며, 2012년 대선 당시 야당을 이끌던 온건 이슬람주의자 압델 모네임 아불 포투 후보의 선거 캠페인을 돕기도 했다. 지난해 중순 이집트 최초의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가 축출될 위기에 처하고 종파 갈등이 극에 달하자 다라위는 매우 분노했다고 그의 남동생이 말했다. 이슬람교 신자이기는 하지만 온건한 성향이었던 다라위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보다 강경한 이슬람주의자적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고 주변인들은 입을 모았다. 당시 시리아에서는 내전이 격화된 틈을 타 각종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이 세력을 확장해갔으며, 이를 목격한 이집트 무장대원들이 터키를 통해 시리아로 건너가 지하드에 참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다라위는 가족들에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치료를 받으러 간다며 돌연 터키로 건너가 연락이 끊겼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다라위는 ‘칼리프의 사자들’이라는 시리아 라타키아 지방 반군 조직의 군 사령관으로 온라인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 조직은 이후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올해 4월 다라위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에는 “신의 축복으로 우리는 IS의 나무를 심고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달 한 이슬람 사이트에는 다라위의 사망 소식이 발표됐으며, 그의 가족들은 이미 5월 다라위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WP는 다라위의 변신에 대해 혁명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 무능한 아랍 국가들과 이에 좌절한 많은 젊은이들의 표상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적 개혁을 약속했던 아랍 국가들이 종파 갈등과 권력 투쟁의 늪으로 빠져들자 깊은 실망감을 느낀 아랍 청년들이 극단주의 테러조직에서 무기를 들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 이집트 급진세력 ‘이슬라믹 지하드’를 이끌다가 현재 이슬람 학자로 활동 중인 카말 하비브는 IS의 엄격한 원리주의적 가르침이 혁명 후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는 아랍 청년들에게 이슬람 율법에 근거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비브는 “그들은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받지 못했던 존중감을 IS가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IS는 이들에게 실패한 국가를 대신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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