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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Style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14일(金)
완성까지 3개월∼1년 세상에 하나뿐인 슈즈
패션의 완성 ‘맞춤 구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진짜’ 신사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바닥’은 핵심. 근사한 슈트를 입어도 (8등신 모델이 아닌 이상) 운동화나 등산화, 혹은 착장과 어울리지 않는 구두를 신으면 패션지수를 높이기 힘들다. 모든 건 사소한 데에서 승부가 나는 법. 내 발과 내 옷에 꼭 맞는 구두를 잘 선택해 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맞춤 구두의 핵심은 15가지에 이르는 체촌. 양성모(왼쪽) 장인이 비스포크 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한 고객의 발 모양을 살피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최근 남성 패션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즐기는 법도 진화하고 있는데, 세상에 한 켤레뿐인 ‘나만의 구두’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패션의 본고장인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에서 시작된 비스포크(bespoke·주문제작) 서비스가 국내에도 점차 확산 되고 있다. 일명 ‘맞춤 구두’가 한국 신사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명품’ 브랜드에서 시작… 국내선 VIP 서비스가 확대 = “오랫동안 브랜드를 아껴주신 고객 30명만을 선정해 맞춤 구두를 선물했었는데, 그게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또 만들 순 없느냐’는 분들이 많았어요. VIP 고객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 질 높은 구두를 신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죠.”

이영미 금강제화 홍보팀 과장에 따르면 비스포크 서비스는 본래 패션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소위 ‘명품’이라고 하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맞춤 구두를 판매했다. 장인과 고객이 만나 여러 차례 발 모양과 사이즈를 정확하게 재고, 소재와 디자인을 의논하고 수정과 보완을 거친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도 걸리는 작업. 가격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번 라스트(족형)를 만들어 두면, 그다음 구두를 제작할 때는 가격도 내려가고, 시간도 절약되는 편.

서울 명동에 위치한 금강제화 헤리티지 라운지에서 비스포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양성모 장인은 “발 길이뿐 아니라 발등의 높이, 발 볼 등 총 15군데를 재는데, 라스트를 만들고, 가봉상태의 슈즈를 신어보는 등 신발이 완성될 때까지 여러 번 고객과 만나기 때문에, 불편한 점 등 불만이 접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금강제화에 따르면 맞춤 구두를 구매하는 연령대는 20∼30대가 40%, 40대 이상이 60%를 차지한다. 가격은 100만 원에서 시작하는데, 한번 체촌(발 형태와 사이즈를 재는 것)을 해 두면, 그다음부터는 신발 가격(30만 원대부터 시작)만 내면 되니, 많이 맞출수록 이득이다. 소재와 색상도 고를 수가 있는데, 최고급 악어 뱃가죽을 선택하면 비스포크 서비스와 제품 가격 외에 300만 원이 추가된다고.

▲  맞춤 구두 제작 과정


◇수입 구두 편집숍·디자이너 브랜드도 맞춤 서비스 강화 추세 =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자리한 남성 전문 편집숍 유니페어는 이탈리아 브랜드 스테파노 베메르의 비스포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본사에서 일년에 두 번 한국을 방문해 주문을 받는다. 장인이 피팅용 구두(가봉제품)를 들고 6개월 후 한국에 온다. 고객이 직접 이탈리아 피렌체 공방으로 가면 3개월 만에 피팅이 가능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1차 피팅 후 2∼6개월이 지나면 완성된 구두가 슈트리(신발 모양을 잡아주는 나무 보형물)와 슈케어 용품과 함께 배달된다. 슈박스 옆에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주는 서비스가 포함된다. 가격은 라스트(75만 원)를 제외하고 255만∼375만 원.

일종의 ‘슬로 패션’인 맞춤 구두는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여기에는 슈즈 디자이너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는데, 신원 ‘지이크’, LF ‘TNGT’ 등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한 바 있는 남성 수제화 브랜드 ‘슈즈바이런칭엠’의 오덕진 디자이너가 대표적이다. 또, 여성화를 주로 제작하는 ‘지니킴’에서도 비공식적으로 진행하던 ‘프리미엄 메이드 투 오더’ 슈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는 슬립온(끈 없이 신고 벗기 편한 단화)만 이 서비스를 진행하지만, 앞으로 펌프스, 오픈 토 등 매 시즌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타일을 추가해 맞춤 슈즈를 판매할 예정이다.

박동미 기자 michan@munhwa.com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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