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한·일, 독도문제 정식으로 다룰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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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5년 한일조약 때는 힘들었겠지만 이제는 양국이 정식으로 테이블에서 독도 문제를 다룰 때가 됐어요. 양국은 독도 문제에 대해 ‘보류’ 태도를 벗어나 주장과 답변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동북아 근현대사 연구 권위자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으로 알려진 와다 하루키(和田春樹·사진) 도쿄대 명예교수는 21일 오전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열린 한일관계 국제학술회의에서 “일본 정부와 국민의 생각도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며 “이제는 한국 정부가 독도 문제에 관해 정당한 주장을 펼치고, 일본 역시 이에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 일본연구소가 주최한 ‘일본에서 독도 문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가’ 학술회의 발표자로 나선 와다 교수는 ‘독도의 역사적 의미와 해결법’을 주제로 발표하며,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난 1954년 한국이 협의 없이 독도에 주둔 부대를 파견하면서 독도를 둘러싼 대립이 길게 이어졌지만 최근 한·일 협력 관계가 발전하면서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주장이다.

와다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영토문제가 한·일 양국 간 직접 교섭 대상으로 떠오른 적이 없다”며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연합국과 일본 사이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한국이 참가한 것도 아니었고 독도와 관련된 조항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맺어진 한일조약 등 독도 문제에 대한 양국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양국 모두 ‘보류 방식’이라는 전략을 취하면서 대립 구도가 장기화됐다”고 진단했다.

1965년만 해도 일본 정부는 한일병합 조약과 식민지 지배를 합법적이라고 주장했고 사죄도, 배상도 필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취했다. 와다 교수는 “이 때문에 양국은 영토 문제를 보류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995년 무라야마(村山) 총리 담화, 1998년 한일 공동 선언, 2002년 북일 평양 선언, 2010년 간 총리 담화 등을 거치면서 일본은 변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와다 교수는 설명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