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합천까지 버스 타고 와 88세 노인이 1억 기부하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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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 합천군은 지난 13일 용주면 출신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김재규(88·사진) 씨가 모교인 용주초등학교에 장학금 1억여 원을 쾌척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씨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서울에서 직접 버스를 타고 합천으로 와 용주초교 교장과 용주면장 등을 초대해 점심을 대접하고 지역 인재 양성에 힘써 달라며 장학금을 내놓았다.

김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해 농사를 짓다 독학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와 대학교수 자격취득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고등고시에 합격해 문화교통부 국장과 고교 교장, 대학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충북 영동대 총장을 지냈다. 김 씨는 지난해에도 용주면 면소재지 삼거리 도로확장을 위해 소유하고 있던 부지를 무상으로 기증해 주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합천군 관계자는 “노구에도 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합천까지 내려온 김 씨가 지난해 장학금을 기부한다고 약속했는데 늦었다며 이자까지 포함해 1억200여만 원을 전달하고 갔다”며 “기념사진도 찍지 말고 알리지 말라고 했지만 너무 존경스러워 보도자료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성동에서는 지난 19일 익명의 독지가가 이름을 밝히지 말라며 쌀도매상을 통해 백미 50포(10㎏)를 기증했다. 회성동주민센터는 이 쌀을 저소득가구에 배부해 훈훈한 이웃사랑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김해시 장유면에 위치한 장유사의 ‘좋은인연’도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김해시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성금은 생활비와 의료비 등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좋은인연 대표인 장유사 주지 해공스님은 “점점 추워지는 겨울에 마음을 녹일 수 있는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성금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합천=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