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담뱃세 포기해도 법인세 인상은 안돼”

새누리당이 25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고 있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절대 불가’ 방침을 재천명하면서 법인세 논란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최대 복병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 타결을 위해 이날 열렸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진통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담뱃세 인상을 포기하면 포기했지, 법인세 인상은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인세 인상은 여야 간 논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이 법인세 인상 거부 대안으로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야당이 ‘법인세, 법인세’하는데 야당 말대로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고 혜택을 줄인다고 해서 야당이 겨냥하는 재벌에 대해서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부자증세한다고 국내 기업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가들을 다 떠나보내고 전체 대한민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군현 사무총장도 법인세와 담뱃세를 연계하려는 야당의 주장과 관련, “법인세는 법인세대로 담뱃세는 담뱃세대로 신중하게 논의할 사안”이라며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을 패키지로 묶어 협상용으로 써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도 “담뱃세 인상을 포기하면 포기했지, 법인세 인상이란 절대 불가한 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실제 전날 여야 수석원내부대표 간 협상 과정에서 안규백 새정치연합 수석부대표가 법인세 인상 문제를 거론하자 김재원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말도 꺼내지 말라”며 논의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법인세 논의 원천 봉쇄 입장을 고수하면서 새정치연합도 대응 카드에 고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도 당 공식 회의에서 법인세 인상을 주제로 공격적 발언들을 쏟아내는 등 연이어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인세를 성역처럼 만들고 서민은 착취하는 정부 여당을 이대로 두고 본다면 국민의 심각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청와대가 워낙 완강하게 (법인세 인상 주장에) 버티다 보니 새누리당은 일절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회의 직후 새정치연합 기획재정위 의원들은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재벌과 대기업 비과세·감면이나 부자감세 철회는 절대 불가라고 외치며 담뱃세 등 서민증세에 대해서는 호응하지 않는 새누리당은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