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정치 개혁>‘공무원연금 개혁’도 내년으로 미루나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새누리당은 25일 열리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부와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연내에 반드시 처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기국회 내 상임위원회 논의도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행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계획서를 비롯해 안건 64개를 상정해 논의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이날 상정 법안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개정안을 안행위 전체회의에 상정한 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법안 심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야당은 사회적 합의체 구성을 요구하면서 안행위 안건 상정에 반대했다.

조원진 안행위 새누리당 간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은 개혁에는 공감한다면서 자체안을 내지 않고 있다”며 “새누리당 방안이 개혁적인 안이어서 이에 못미칠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 안을 안내고 옆에서 딴죽 거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당의 태스크포스(TF)에서 혹은 여야TF에서 이 사안을 다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는 공무원연금 연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안행위 상정이 무산되면서 목표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 모두 예산안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 정기국회에서는 사실상 법안 심의가 이뤄지기 어렵다.

12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여당 내에서도 사회적 합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고 연내 처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는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