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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26일(水)
감청, ‘실시간’ 설비 없어 ‘현재는 불가능’… 도청, 쌍둥이폰·스파이앱 등 진화 ‘현재진행형’
휴대전화 감청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휴대전화 실시간 감청은 현재 장비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하지만 법을 개정해서라도 국가안보·국민생명 수호 등 제한된 목적에 한해 감청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감청(Monitoring)이란 수사기관에서 수사의 목적으로 통신 서비스의 통화식별 정보와 통화내용을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실시간으로 취득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를 불법으로 하면 도청(Tapping)이 된다.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감청은 통신행위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재성을 요구한다. 통신비밀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등 현행법상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통신에 대한 감청은 합법화돼 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감청절차의 투명성 문제로 현재 첨단통신(디지털 휴대전화)에 대한 자체 감청설비를 갖추지 못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간첩·테러 등 국가안보 수호와 살인·유괴·납치 등 흉악범죄 차단 등 더 큰 공익(公益) 실현을 위해 일부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등 사익(私益)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선전화를 제외한 무선 휴대전화의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대상으로 한 실시간 감청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게 보편적 인식이다. 음성통화의 경우, 과거 아날로그 방식 휴대전화는 음성을 신호로 바꿔 전파에 실어날랐기 때문에 중간에 이를 가로채 엿듣는 감청이 비교적 쉬웠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이 1996년 이탈리아에서 아날로그 감청장비 4세트를 구입, 운용해오다가 99년 용도폐기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디지털 방식 휴대전화가 등장하면서 감청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휴대전화는 음성을 신호로 바꾼 후 이를 다시 디지털화·암호화한 뒤 보내는 동시에, 여러 개로 쪼개(코드분할) 복수의 기지국을 거쳐 전달하는 특성으로 인해 엿듣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각 기지국마다 감청설비를 설치하면 이론적으로는 실시간 감청이 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가 기간통신사업자(유선 및 이동통신사 등)와 별정통신사업자(알뜰폰 등), 부가통신사업자(네이버·다음카카오 등) 등 총 171개 통신사업자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상반기 통신제한조치(감청), 통신 사실 확인자료(접속 일시·장소 등의 로그 기록) 및 통신자료(가입자 정보) 제공 현황’을 보면 검찰·경찰·국정원·군 수사 기관 등 수사기관들이 통신비밀보호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실시한 감청 건수 가운데 이동전화(휴대전화)를 통한 것은 0건으로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2012년과 2013년에도 마찬가지다. 즉, 법원의 통신제한 허가서(감청 영장) 중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발부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의미다. 기술적 불가능을 재확인시켜주는 자료다.

그러나 올해 초 세월호 침몰 참사 직후 검·경이 초동 수사과정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조기 검거에 실패한 배경을 놓고 휴대전화 감청 불능으로 인해 소재지 파악에 어려움을 겪으며 몇 번이나 체포할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상 합법적 감청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일었다.

또 경찰이 진보정당 간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압수수색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카카오톡 이용자의 탈퇴 및 해외 메신저 서비스 가입, 즉 ‘사이버 망명’이 늘어나자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수사기관의 감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실제 거부 사례가 나타나면서 또 한차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역시 현재는 감청이 불가능하다. 2004년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입시 부정행위가 처음 적발된 후, 경찰이 광범위한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압수 수색한 데 대한 반발 여론이 일자 통신사 서버에 저장되는 문자메시지의 맨 앞 한 글자를 빼곤 모두 지워지도록 함으로써 사후 내용확인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역시 통비법 개정 후 통신사업자에 별도 장치를 달면 실시간 감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의 합법적 감청 외에 불법 도청기술로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고유번호(헥사 코드)를 복제해 원래 기기와 똑같은 ‘쌍둥이폰’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도청자가 원주인과 동시에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 등을 엿듣거나 볼 수 있게 된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과 더불어 스파이 앱을 심는 신형 기법도 등장했다. 상대의 휴대전화를 잠시 탈취해 몰래 악성 앱 하나만 깔면 이른바 ‘좀비폰’으로 변해 사용자의 스마트폰 통화 내역이나 문자 내용을 원격으로 언제라도 확인 가능하다. 심지어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가져오거나 은행예금 현황을 파악해 멋대로 인출할 수도 있다.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현 위치와 이동 경로도 손바닥처럼 들여다본다. 스마트폰을 끄거나 GPS 기능을 죽여도 소용없다. 도청자들이 맘대로 껐다 켰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마구 들어오는 광고성 정보나 문자메시지 및 이메일, 게임 등을 받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파이 앱이 깔릴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중국에서 이 같은 스파이앱을 구입해 유포한 범죄자들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붙잡히기도 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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