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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26일(水)
통신업자들에 감청장비 구축 의무화… 비용은 국가서 지원
‘통비법’ 개정안에 무슨 내용 담겼나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휴대전화 감청 허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개정 변천사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비법 5조는 11개 항에 걸쳐 감청 대상 범죄 280건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1항엔 내란죄, 방화죄, 약취·인신매매·강간·사기 같은 온갖 범죄가 들어 있다. 2항은 군 형법 중 반란·이적(利敵), 지휘권 남용 등이, 3항은 국가보안법상의 범죄가 대상이다.

그러나 이처럼 수많은 범죄에 대해 휴대전화 감청이 실제로 쉽지는 않다. 효율적인 감청을 하려면 중간의 유선 통신망에 장비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통신업체엔 감청 장비가 없고, 검찰·경찰·국가정보원도 2005년 정부의 불법감청 고백 이후 공식적으로 휴대전화 감청 장비를 없앴다. 법원의 허가나 대통령의 감청 승인이 있어도 ‘사실상’ 감청은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서상기(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한 통비법 개정안은 이 같은 현실을 감안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통신업자들에게 장비 구축을 의무화해 사문화된 합법적 감청을 되살리고 범죄를 예방하자는 것이다. 2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비용도 국가가 지원하되, 이를 지키지 않는 통신사에는 최고 20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즉 현재 ‘통신사는 통신제한조치(감청 등을 의미) 집행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돼 있는 통비법의 ‘협조 의무’ 조항에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을 넣자는 내용이 골자다.

해외의 경우 많은 국가가 통신사의 감청설비 설치를 의무화했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미국은 1994년 발효된 통신감청지원법에 따라 의무화했고, 이를 어길 시 하루에 최고 1만 달러의 제재금을 부과한다.

사실 설비 의무화로 휴대전화 감청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5년 당시 법무부는 통비법을 개정해 통신사의 감청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려 했지만 시민단체가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크다’며 반발해 무산됐다. 2007년 17대 국회에서도 감청 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본회의에 넘겨졌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대와 대선 일정 등이 겹치면서 처리되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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