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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26일(水)
‘한국의 단색화’… 美·英 이어 中도 물들인다
아트페어·경매서 인기 급부상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을 선보이는 영국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에서 국제갤러리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단색화’전. 왼쪽부터 하종현, 정상화, 정창섭, 이우환(2점), 윤형근의 작품. 린돈 더글러스 제공
팔순의 하종현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올 하반기 국내외 전시 일정이 잇따른다. 지난 9∼10월 국제갤러리 ‘단색화의 예술’전이 그 시작. 9∼11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럼&포갤러리의 한국 단색화 대표작가 6인전에 이어, 10월 영국 런던의 프리즈 마스터스에 출품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블럼&포갤러리에선 지난 7일부터 한 달간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캔버스 뒤에서 앞으로 밀어낸 물감덩어리가 특유의 질감을 드러내는 하 화백의 작품은 중국 상하이(上海) 학고재갤러리의 연말 3인전에도 선보인다.

하 화백을 비롯해 국내 단색화 작가와 작품이 해외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 1970년대 큰 흐름을 이뤘던 단색화는 40년여 만에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술브랜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모노크롬회화’ 등으로 소개돼온 단색화는 이즈음 외국에서도 한글 용어 그대로 ‘단색화(Dansaekhwa)’로 표기된다.

단색화가 국내외 전시와 아트페어를 통해 집중 조명되는 한편, 경매에서도 그 열기가 두드러진다.

홍콩크리스티와 서울옥션 홍콩의 22∼24일 경매에도 정상화, 하종현, 박서보, 윤형근 등 단색화가의 작품이 추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돼, 한국현대미술의 붐을 이끌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상징인 단색화는 그리지 않은 듯 단색 위주의 화풍이 특징. 서구 모더니즘, 미니멀아트 같은 해외사조와 궤를 같이 하면서 국내 화가들은 백색을 중심으로 색을 넘어 정신성을 추구하며 독자적 양식을 창출했다.

단색화 열풍의 중요한 계기가 2012년 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의 단색화’전이다. 외부기획자 윤진섭 씨는 작고한 윤형근, 정창섭 및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김기린 등 17명의 작품을 한데 모으는 한편, 국제학술세미나를 통해 ‘단색화’란 우리 미술용어를 부각시켰다.

윤 씨는 2000년 광주비엔날레 기간 중 광주시립미술관의 ‘한일현대미술의 단면’전을 통해 한국 단색화와 일본 모노하(物派·ものは)를 비교 전시하며 ‘Dansaekhwa’란 영어표기를 선도했다.

국내외에서 단색화의 대중화를 주도한 것은 국제갤러리다. 2012년부터 스위스 바젤, 런던 프리즈 등 세계 유명아트페어에 단색화를 집중 소개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9∼10월 ‘단색화의 예술’전을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도 단색화 위주의 ‘텅빈 충만: 한국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기획 정준모)을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했다. 이 전시는 내년까지 독일·인도네시아·브라질·헝가리·폴란드에서 순회전시 중이다.

해외 유명미술관과 화랑 관계자도 한국의 단색화와 그 작가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광주비엔날레 등을 계기로 내한한 런던 테이트미술관, 뉴욕 디아미술관 소장품위원들이 단색화가의 작업실을 방문하는 한편, 해외 단색화전이 이어지고 있다. 파리 임마누엘페로텡갤러리에선 박서보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제갤러리의 ‘단색화’전을 기획한 윤진섭 씨는 한국 단색화의 요체로 ‘정신성·촉각성·행위성’의 3가지를 지목한다. 수차례 선과 점을 그리고 색을 중첩시키며, 물감을 칠한 뒤 뜯어내고 다시 메우는 과정에서 수행이나 참선하듯 정신성, 행위의 반복과 특유의 질감이 드러난다는 것. 단색화는 결과보다 그리는 행위 자체를 중시하며, 자유로움과 더불어 자기 수행의 진행형 작업이라는 평가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그 동안 비평과 미술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한국 단색화가 한국미술의 브랜드가 되고 있다”며 “해외 유력미술관이 내년 중 한국단색화전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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