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IMF이후 최대규모 ‘자율 빅딜’

삼성그룹이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인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전격 매각했다.

매매규모는 1조9000억 원으로,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다.특히 IMF 당시에는 정부의 강한 요구로 그룹 간 빅딜이 이뤄져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지만 이번 빅딜은 양 그룹 간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26일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관계사(삼성전자·삼성물산)들이 각기 이사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 원에 ㈜한화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 원에 한화케미칼 및 한화에너지에 각각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도 이날 중으로 4개 회사의 지분을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인수하는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매매 금액은 총 1조9000억 원 규모다. 한화그룹은 “옵션으로 추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 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혀 최종적으로는 2조 원이 될 수도 있다.

이날 매매계약으로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의 경영권도 한화 측에 양도된다.

이번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지난 1년여간 진행해온 사업재편 작업을 마무리해 핵심사업 중심의 경영효율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방위산업 부문 매출이 1조 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 원으로 증가, 국내 방위산업 분야 1위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또 18조 원에 달하는 석유화학사업 매출규모로 석유화학산업에서도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오승훈·최준영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