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유화 ‘집중’… 재계 9위 ‘껑충’

한화그룹이 이번에 삼성그룹과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킴에 따라 그룹의 역량을 방위 및 유화 사업에 집중한 이른바 ‘선택과 집중’ 사업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가 26일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삼성테크윈 지분 포함 81%, 자사주 제외) 등을 삼성그룹으로부터 넘겨받는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 60여 년간 줄곧 그룹 성장의 모태가 돼온 방위 및 유화 사업 부문을 국내 1위로 격상시키게 됐다.

한화는 특히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계기로 방위사업 자체의 규모 확대를 꾀하게 됐다. 동시에 기존의 탄약, 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항공기·함정용 엔진과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이로써 한화가 차세대 방위사업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화는 이와 함께 삼성테크윈의 사업영역 중 하나인 로봇 무인화 사업 육성에도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합병한 기계 부문(구 한화테크엠)의 산업기계 기술에 삼성테크윈의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통합해 공장자동화, 초정밀 공작기계, 태양광 제조설비 등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10%도 확보하게 된 점은 큰 수확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또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함으로써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가 세계 9위 수준인 291만t으로 증대돼 나프타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한화는 이번 건을 성사시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상호 출자제한 기업 집단 순위에서 한진그룹을 밀어내고 10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