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개혁 마지막 기회… 정치권은 불황인줄도 몰라”

경총포럼서 쓴소리 쏟아져
“서비스산업 규제철폐 시급
글로벌 기준에만 맞춰주면
경쟁서 충분히 이길수 있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경우 수년 내에 1990년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 변화와 함께 경제개혁이 시급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4회 경총포럼에서 참석자들은 “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와 2017년 대선, 2018년 올림픽 등 계속되는 정치·사회 일정을 보면 내년이 경제개혁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를 긴급 진단한다’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한 김종석 전 한국경제연구원장(홍익대 교수)은 “한국 경제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결국 모든 문제의 뿌리는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좌담 패널로 나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경제위기 국면에서 가장 힘든 것은 정책 당국이나 정치권에 경제위기라고 알리는 게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황이 천천히 왔기 때문인지 정부나 정치권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우리 경제가 진짜 불황인지 의심하는 사람들까지 있다”며 “불황에 법인세를 올리겠다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데 현재의 위기 상황을 정치권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내년에 세계 경제가 다소 회복되겠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고 한국 경제 역시 올해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경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 외에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 철폐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문제나 환경 문제 등에 있어 규제개혁을 당연히 해야 하는데 경제계 요구는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만 해달라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준에만 맞게 규제하면 충분히 경쟁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경총 상임 부회장은 “지주회사 관련 다양한 사전 규제와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 제한, 지나치게 엄격한 배임죄 적용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