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키니 파티서 美 여가수 노래 흥얼흥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만화영화촬영소 간 김정은 김정은(오른쪽 두 번째)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4·26만화 촬영소를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암살하는 작전을 담은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가 최종 예고편을 공개해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콜롬비아픽처스가 제작한 ‘더 인터뷰(The Interview)’ 예고편에서 김정은은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졌다.

미국 배우 세스 로건과 제임스 프랭코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김정은 인터뷰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미국 TV 토크쇼 사회자와 프로듀서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김정은 암살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이 영화는 원래 김정은이 아닌 김정일 암살을 그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한 로건은 “몇 년 전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 각본을 썼다”며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서구 영화를 즐기는 등 독재자들이 서방 대중문화를 열렬히 좋아하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최종 예고편에는 시가를 물고 거만하게 등장한 김정은이 미국인들과 함께 비키니 차림의 여인들과 파티를 즐기는 장면이 나온다. 또 김정은이 “스탈린이 할아버지(김일성)에게 선물했다”는 탱크를 조종하며 미국 여가수 케이티 페리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장면도 담겨 있다. 이 최종 예고편은 27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95만6189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월 이 영화의 첫 예고편이 공개된 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감히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깡패영화업자를 내세워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없애보려고 덤벼드는 미국의 무모한 도발 광증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증오와 격분을 폭발시기고 있다”며 “만일 미 행정부가 영화 상영을 묵인, 비호한다면 그에 해당한 단호하고 무자비한 대응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유엔과 백악관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9월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2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이 예고편에는 김정은이 가운을 벗는 장면에서 엉덩이가 노출되며 외설적인 대사와 비속어도 포함됐다. 또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대소변도 보지 않는다고 믿고 있어요”라는 대사도 나온다. 콜롬비아픽처스는 당초 이 영화를 10월에 개봉하려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으로 변경했다.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