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급감 속… ‘우울한’ 3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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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32개월째(2년 8개월) 이어졌으나 수출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90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9월의 74억1000만 달러보다 16억 달러 증가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3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10월 누적 흑자는 706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83억2000만 달러)보다 23억4000만 달러 많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84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폭이 증가한 이유는 상품수지 흑자가 9월 75억1000만 달러에서 10월 86억6000만 달러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상품 수지상 수출입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0월 수출은 52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2% 감소해 2009년 9월(-17.3%)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수입도 435억1000만 달러로 7.5%나 감소했으며, 지난해 2월(-15.3%)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선박의 수출액이 통관 기준이 아닌 대금 영수 기준으로 바뀌면서 수출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며 가공무역의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수입액 감소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비스수지 적자는 9월 2억8000만 달러에서 2억5000만 달러로 소폭 축소됐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배당지급 감소로 전월의 6억1000만 달러에서 9억7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전월 87억6000만 달러에서 68억 달러로 축소됐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