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뒤에는 수천만 평범한 사람들의 참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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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4-11-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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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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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 밀턴 마이어 지음, 방중서 옮김 / 갈라파고스

최근 프리츠라는 이름의 걸그룹이 독일 나치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연상시키는 완장을 차고 공연해 논란을 빚었다. 소속사 측은 “오해”이며 “그렇기 때문에 의상 콘셉트를 수정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논란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이어 독일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됐다. 아마도 그들은 유럽 사회에서 나치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이 같은 무모한 결정을 내린 듯하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 나치가 저지른 만행을 잊어가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 때문에 1955년 출간된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가 60년 만에 한국어로 발간되는 것은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 것을 일깨우는 측면에서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저자는 1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나치에 가담했던 10명과 심층 인터뷰를 갖고 나치의 속살과 과거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의 잔혹상을 생생히 전한다. 유대인 학살을 비롯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저지른 범죄는 흔히 히틀러와 그 추종자인 소수의 전횡으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당시 독일 인구 7000만 명 가운데 나치를 직접 움직인 100만 명의 뒤에는 6900만 명의 동의와 참여가 있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목수, 빵집 주인, 교사와 같이 지극히 평범한 직업을 갖고 살았지만 나치에 몸담았던 이들을 통해 저자는 나치즘이 무기력한 이들 위에 군림하는 악마적인 소수의 독재가 아니라 오히려 ‘대중운동’이라는 사실을 난생 처음 깨달았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가 알고 싶었던 나치의 본질은 히틀러가 아니라 평범한 독일인들 그 자체였던 셈이다.

제국주의를 앞세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반감은 나치즘에 대해 유럽인들이 갖는 혐오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때문에 내년 광복 70주년을 앞둔 이 시점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는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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