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구조개혁 없이 미래 없다>‘정규직 고용 유연화’ 법안 全無

정부가 쏘아 올린 ‘정규직 고용 구조개혁’ 파장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정규직 고용 유연화’ 관련 법안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입법화는 요원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입법 드라이브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올 연말 임시회가 열릴 경우 ‘정규직 고용 유연화’ 문제가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문화일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을 조사한 결과, 현재 모두 65건의 근로기준법 관련 개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중 정규직의 해고요건 완화 및 임금체계 유연화를 담은 법안은 하나도 없었다. 환노위에서 논의 중인 관련 법안들은 ‘해고회피노력 구체화’‘긴급한 경영상 불요성 부정사유 열거’ 등 근로기준법 24조에 대한 내용이 다수를 이뤘다.

나머지 법안들도 유급휴가 확대, 부당해고 등에 긴급이행명령제 도입, 근로자 범위에 특수형태 종사자 포함 등 기업에 부담되는 것들이 많았다. 정부에서 내민 정규직의 고용 해고 완화 등 근로자의 일반·통상 해고를 담은(근로기준법 23조 관련) 법안은 하나도 없었다.

환노위 관계자는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보호와 재계의 입장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정규직의 일반 해고를 담은 근로기준법 23조 카드를 갑자기 내밀어 지금 여야 모두가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도 “표로 연결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섣불리 정규직의 해고 조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법안을 만들어도 환노위를 통과하는 것도 요원하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정규직 고용구조 경직성 전반에 대해 법안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정당한’의 의미를 매우 엄격히 해석하고 있다”며 “정규직의 고용 경직성이 기업 부담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청년고용 약화와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