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약속했던 ‘대안 정비사업’ 뒷전

주거환경관리사업 52곳 그쳐
가로주택정비는 한 곳도 없어

서울시가 지난 2012년 이후 뉴타운·재개발 구역을 무더기 해제하면서도 이들 해제구역에 대한 ‘대안적 정비사업’에는 뒷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적 정비 사업은 공공이 기반시설 설치 등을 지원하고 주민 스스로 주택 개량의 필요성에 따라 진행하는 정비방식이다.

1일 서울연구원이 내놓은 ‘서울시 뉴타운·재개발 해제지역의 실태조사 분석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12년 1월 뉴타운·재개발 해제 구역에 대해 ‘대안적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주거환경관리사업’을 도입하고 주민이 원하는 경우 대안적 정비사업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2년 실태조사 실시 이후 11월 초 현재 150여 개 구역이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제 구역 중 주거환경관리사업 도입이 진행되고 있는 구역은 52개 구역에 불과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구역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저층 주거지의 도시 조직 및 가로망은 유지하면서 노후·불량 주거지에 최고 7층까지 공동주택을 신축할 수 있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며,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도시 저소득 주민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지역으로서 정비 기반시설이 극히 열악하고 노후·불량 건축물이 과도하게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7월 미분양주택의 경우 서울시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주민들이 원할 경우 사업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시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월 말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이 1개 설립됐고 3,4개소에서 현재 조합 설립을 진행 중”이라며 “10개월 정도 추이를 지켜본 뒤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뉴타운·재개발 추진주체가 없는 정비(예정)구역 180개 구역 중 159개 구역에 대한 실태조사가 끝났으며 이중 114개 구역이 구역별 토지 등 소유자의 30% 이상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해 정비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실태조사 대상구역의 63%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향후 해제구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서울연구원은 전망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