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호랑이 사육사 사망… 동물원장 등 관련자 감봉 등 경징계

서울시가 지난 2013년 11월 서울대공원의 호랑이 사육사 심모(당시 52세) 씨가 호랑이로부터 공격당해 숨을 거둔 사고 관련 관계자 징계에서 감봉 1~3개월, 견책 등의 경징계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 시기가 사고 발생 이후 1년이나 지난 데다 징계 수위도 감봉 1~3개월, 견책 등 경징계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아 서울시가 사고 발생 직후 비등했던 여론이 가라앉은 시점을 노려 슬그머니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서울시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사고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는 30년간 누적돼 온 구조적인 문제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감사관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장, 기획과장, 복지과장, 실무 담당자 등에 대해 감봉 1∼3개월, 견책(승진, 승급 등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것) 등의 징계 수위를 결정한 뒤 인사위원회에 이를 회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위원회에선 이를 바탕으로 징계를 최종 결정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안 그대로 수용한다. 인사위원회는 이달 안으로 이 사고 관련 관계자들에 대한 최종 징계를 결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사고에 대해 검찰수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징계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검찰에서 최근 이 사고 관계자들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는데 이를 고려해 경징계를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진 사육사 심 씨는 1987년 서울대공원에 입사, 곤충관에서 줄곧 근무하다가 인력 부족으로 2013년 1월부터 맹수 우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공원은 맹수 우리 운영 경험이 없는 심 씨를 발령내면서도 안전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등 조직 관리 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