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못생겼지만 비타민 풍부 목소리엔 ‘Cool~’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형태 원장은 술자리후 목이 칼칼할 때 해장용 식품으로 늙은 호박을 가장 먼저 꼽았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송년회 스케줄로 빡빡한 연말에는 목소리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비즈니스로 인한 회식 등 연말 모임은 음주 자리에 이어 어딘가 아쉬운 듯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혹사하는 노래방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것은 성대에 악영향을 끼친다. 알코올 성분이 성대 점막을 마르게 한 상태에서 노래를 연달아 부르거나 소리를 지를 경우 성대 점막의 손상과 성대조직 안에 물집을 만들어 성대부종이 발생하고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 회식 다음 날 아침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의 도움말로 회식 다음 날 목소리가 갈라지고 쉬거나 통증이 생길 때 좋은 식품을 알아본다.

김형태 원장은 목소리에 가장 좋은 식품으로 호박을 추천했다. 김 원장은 “호박은 성대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치료 효능이 있어 목소리를 오·남용한 다음 날 섭취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평소 말을 많이 하는 직업군인 가수, 쇼핑호스트, 선생님 등도 자주 섭취하면 목소리 질환 예방과 치료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대는 1초에 150∼250회 고속 진동하는데 성대가 잘 진동하려면 성대 점막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음주 후 목소리 오·남용으로 성대부종이 생기면 평소보다 진동이 더디게 되므로 쉰 목소리와 저음이 나타나며, 목이 잠기고 이물감도 생긴다. 말을 많이 할수록 성대는 더 많이 움직여 자극을 받게 되므로 더욱더 부어오르고 치유기간 또한 길어질 수 있다. 부종의 흡수를 빠르게 도와 정상의 상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수를 줄이고 부종에 효과적인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성대의 부종을 가라앉히는 최고의 식품으로 호박을 추천했다. 호박은 기운을 북돋우고 이뇨작용을 도와 출산을 한 산모들이 부기 제거를 위해 섭취한다. 다소 차가운 성질의 호박은 부기를 가라앉히는 탁월한 효능이 있어 성대부종 외에도 여성의 호르몬 변화에 의한 부종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여성들의 생리 주기에 따른 목소리 변화 때 섭취해주면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여성들은 생리주기에 따라 목소리가 쉬거나 거칠어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과다해지는 시기에 자궁이 부으면서 성대도 함께 붓기 때문이다”며 “자궁에 있는 호르몬 수용체가 성대에도 존재하므로 생리 일주일 전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해 목소리 변화가 일어났을 때 호박 요리를 섭취해주면 몸의 전반적인 부기와 성대의 부기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늙은 호박’이 당질 함량은 물론 비타민 함량도 높다. 호박에 함유된 당질은 소화흡수를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다. 또 호박의 비타민C,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 등은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가 되어 성대 점막을 강화하고 감기의 예방, 눈의 피로한 현상을 함께 예방한다. 술자리 많은 연말 회식 다음 날 해장국을 먹는 것보다 호박 음식을 섭취해주는 것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이유다. 늙은 호박은 껍질부터 과육, 씨까지 영양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통째로 먹는 것이 좋으며, 영양분이 파괴되지 않도록 가볍게 조리해서 먹는 것이 유리하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