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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2월 11일(木)
정진석 추기경 “동성 결혼, 하느님 뜻 거스르는 것”
‘행복수업’ 출간… 반대 입장 밝혀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창조론-진화론 충돌 안 해… 낙태, 도덕률의 중대한 위반”

“혼인은 자연법에 따라 남성과 여성 사이에만 유효하게 성립될 수 있습니다. 혼인은 사람이 정한 제도가 아니라 자연법에 의한 제도이므로, 인간이 자연을 거슬러 동성끼리 결혼하는 제도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정진석(83·사진) 추기경이 그의 책 ‘행복수업’(가톨릭출판사)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추기경은 “근래에 동성 결혼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혼인 합의로 성립된다”면서 “자연법을 어기는 인간의 실정법은 그 자체로 무효”라고 했다. 가톨릭은 지난 10월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임시총회에서 ‘동성애자도 교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를 보고서에 담으려 했지만 참석 주교 3분의 2의 찬성을 얻는 데 실패했다. 동성 결혼을 금지한 기존의 입장도 유지키로 했다. 그의 발언은 시노드를 계기로 국내외 가톨릭 내부에서 동성애 포용에 대한 논의가 조심스럽게 시작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 추기경은 책에서 ‘신의 섭리’를 의미하는 자연법을 어겨 낙태나 안락사, 존엄사 등 생명을 훼손하는 법을 제정했다면 이는 허위의 법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배아는 아직 인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설이 있지만, 잉태된 배아는 하루가 지나지 않았더라도 장차 틀림없이 사람으로 태어날 생명체”라며 “낙태는 도덕률의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강조했다.

정 추기경은 창조론과 진화론이 상충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진화론은 생물의 진화 능력의 근원이 그 생명체 안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이는 ‘하느님이 생명체를 창조하실 때 그 생명체 안에 부여하신 잠재 능력에 따라서 자연환경에 본능적으로 적응해 생존하는 것’이라는 창조론의 설명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숭이가 진화해 사람이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람의 영혼은 하느님을 닮은 고차원의 독특한 혼으로, 동물의 각혼과 전혀 차원이 다르다”며 부정했다.

책에는 종교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한 비판도 담았다. 정 추기경은 “사회의 안녕만 강조되고 개인의 안녕은 법이나 조직에 의해 억제되며, 개인적인 것은 포기하라고 강요받는다면 집단주의의 오류로 가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북한 사회가 그렇다”고 밝혔다.

1961년 사제서품을 받은 정 추기경은 2006년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사제가 된 후 1년에 한 권꼴로 책을 낸 그는 현재 김 추기경이 선종하기 전 지냈던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 성신교정 주교관에 머물며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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