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첨단의술 원더풀” … 외국인 환자 年30%씩 증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폴란드 의료관광객들이 최근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단체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동산의료원 제공

부산·대구시가 새로운 의료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초창기 의료관광산업이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위주로 성장했다면 최근 들어 부산시와 대구시 두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의료관광산업 성장이 수도권은 물론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수한 의료시설에 자치단체의 의료관광산업 육성 의지가 결합되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부산시와 대구시는 경주 등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의료관광산업을 차별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15일 부산시와 대구시에 따르면 부산시는 부산대(2곳), 인제대(2곳), 동아대, 고신대 등 6개 대학병원과 500여 개 대형 의료기관이라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방위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섰다. 초기에는 한류(韓流)를 바탕으로 한 성형외과, 안과, 치과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고급 종합건강검진과 암 등 중증 난치병 치료, 불임·산부인과 진료까지 영역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산시와 대구시는 의료관광산업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에서 강점을 지녔을 뿐 아니라 추가 확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시는 난치성 암 치료에 효과가 입증돼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치료 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오는 2017년까지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에 이를 완공할 예정이다. 중입자 가속기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암세포를 정확히 파괴하는 첨단 의료기기로 세계적으로 독일, 일본 등에서 8대만 가동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도심에 위치한 서면 메디컬 센터는 성형외과·안과 진료 전문 집적단지로 이름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에코델타시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등에도 이와 유사한 체류형 의료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부산시의 의료관광객은 유치전을 시작한 지난 2009년 2419명에서 2011년 6704명, 2013년 1만1022명으로 해마다 20∼30%씩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1만4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산시도 의료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8월 코스타 아틀란티카호(8만5000t)에서 첫 크루즈 선상 의료관광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부산에 오는 연간 26만여 명의 크루즈 관광객들을 의료관광으로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 하노이에선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외국에서 ‘부산 의료관광 해외 특별전’을 열었다.

부산시는 부산 대형 병원 원장 등 50여 명과 함께 지난 11월 26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대규모 의료관광설명회를 열어 큰 호응을 받았다. 최근 부산시와 직항로가 개설된 시안은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서부 대개발 정책의 거점 도시다. 인구는 급증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의료시술 수준, 의료시설 등 의료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부산시 등은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의료관광설명회를 연 것이다.

대구시도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구에는 경북대병원·영남대의료원·계명대 동산의료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한의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을 포함해 총 42개 병·의원이 의료관광 선도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대구시는 모발이식센터, 의료관광종합안내센터, 한방의료체험센터,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의료와 숙박을 함께 제공하는 대구메디센터 등 특화된 의료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중구 엘디스리젠트호텔 옆에 들어선 대구메디센터는 의료관광 목적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층 규모의 건물에 최고급 숙박시설과 의료관광접수센터, 화장품용품점,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건강검진센터, 약국, 의료기기판매점 등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이처럼 의료관광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대구시를 찾는 해외 의료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해외 의료관광객은 2010년 4493명에 불과했으나 2012년 7117명, 2013년 7298명에 이어 올해는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시는 2018년 2만5000여 명의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지역 내 유학생을 중심으로 대구 의료관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홍보단을 발족해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등 4개 외국어로 대구시의 우수하고 편리한 의료 인프라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격적인 유치활동을 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아울러 해외에 있는 대구 의료관광홍보센터를 기존 9곳에서 2015년에는 13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특히 지역 의료기기 제조업체가 운영 중인 중국 내 196개 센터를 통해 홍보활동을 펴 5000명의 VIP 중국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양·한방통합의료센터도 2015년 6월 개원하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중의 한 곳인 수성의료지구에 병원과 메디텔, 쇼핑몰, 휴양시설로 구성된 ‘중국 메디컬 뷰티 타운’을 조성키로 했다.

또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5일 무비자 국가를 타깃으로 한 120시간 의료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지난 2월 전국 처음으로 도입, 건강검진에만 적용되던 외국인 환자 안심보험을 성형외과와 피부과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 의료관광은 주로 수도권에서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중에서 특히 부산시와 대구시가 우수한 의료 인프라, 주변 관광자원 활용 등을 통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부산 = 김기현·대구 = 박천학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