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中서 살아남으려면 ‘관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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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시(關係)’가 한·중 엔터테인먼트 외교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관시’는 단순한 ‘관계’를 넘어 중국인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사회적 관계를 말한다. 중국 내 부적절한 유착 형성의 원흉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중국을 무대로 사업하는 이들에게는 관시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데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중국은 소위 ‘먹튀’를 대단히 싫어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거액을 벌어가는 한류스타는 그들이 항시 견제하는 대상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스타덤에 오른 김수현의 경우 수 십여 편의 중국 CF에 출연하자 이를 지적하는 일부 중국 언론의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을 공략하는 한류스타들은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자신의 출연 작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중국 드라마나 영화 출연을 타진하고 있다. 권상우, 김태희, 박하선, 박해진 등에 이어 다른 배우들도 중국 작품 출연을 검토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는 예능 출연이 뜸한 배용준, 김수현, 송승헌 등이 중국 예능에 얼굴을 비친 것도 관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외교에서 관시는 부정적 의미로만 해석되진 않는다. 중국 측 관계자들은 이민호와 박하선을 캐스팅하기 위해 내한한 후 그들이 출연 중인 작품의 촬영장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관시를 만들고 그들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마찬가지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도 수시로 중국 문턱을 넘나들며 신뢰를 쌓고 있다. 중국 전문 에이전트 아이엠컴퍼니 배경렬 대표는 “중국에서는 인기와 실력도 중요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쉽게 문을 열지 않는다”며 “한·중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단계인 만큼 긍정적 의미의 관시를 형성해야 발전적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