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정보 ‘척척’… “타이어 공기 보충하세요”

IT·첨단 디스플레이 결합 입체로 지도·차량 상태 확인

순간 연비·기어변속 등 안내도…효율적 운전하면 꽃이 활짝

운전 중 차에서 운전자의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동차 계기판(인스트루먼트 패널)이다. 자동차 계기판 하면 흔히 속도나 분당 회전 수, 기름양 등을 알려주는 장치로만 알고 있지만 최근 나오는 신차의 계기판은 단순한 표시장치를 넘어 편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고 운전의 즐거움을 높여주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계기판이 아날로그 다이얼을 벗어나 정보기술(IT) 및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과 결합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자동차 계기판은 브랜드별로, 모델별로 다소 표시 방법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크게 속도계와 엔진회전계, 냉각수 온도계, 연료계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신차에는 IT 및 컴퓨터 기술 등이 접목되면서 계기판에 눈에 익지 않은 기호나 표시들도 대거 등장했다.

현대차의 중대형 신차 아슬란에 장착된 계기판의 경우 기본 표시장치에 더해 주행가능거리와 평균 연비, 순간 연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트립 컴퓨터’ 기술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계기판에서 정지(P), 후진(R), 중립(N), 주행(D) 등의 ‘기어 변속 알림’과 현재 운전자가 선택한 주행모드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의 주차 및 출차를 돕는 ‘주차조향보조시스템’과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후 측방 접근 경보’ 등도 계기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정보 제공으로 운전자가 시선을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컨트롤 패널 보드)로 분산할 필요 없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주행 가능하다.

BMW의 ‘다기능 인스트루먼트 플레이’는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26㎝(10.2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차량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컴포트와 스포츠, 에코 프로 등 각각의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와 색상으로 운전자들의 눈길을 끈다. 계기판 색상만 바뀌는 게 아니라 상태 및 기능 업그레이드, 체크-컨트롤 메시지, 내비게이션 안내 등 추가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

최근 출시된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경우 스마트게이지 에코 가이드 시스템을 적용해 운전자가 효율적인 운전을 할 경우 계기판 화면에 하얀 꽃이 피어나는 그래픽을 보여줘 연비 운전을 돕고 있다.

네 개의 다이얼로 구성된 전통적 계기판 배치를 벗어난 독특한 형식의 계기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렉서스의 스포츠세단 IS의 F 스포트 모델에 적용된 계기판은 화면 중심에 위치한 큼지막한 다이얼을 중심으로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정보 전달 시 다이얼이 좌우로 움직이며 최적화된 화면을 나타낼 수 있도록 했다. 폭스바겐 더 비틀도 네 개의 다이얼 대신 다기능 화면이 통합된 세 개의 원형 다이얼(속도계, 연료계, 타코미터)을 통해 차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등장한 자동차 계기판 기술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이다.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3세대 뉴 아우디 TT에 적용 예정인 버추얼 콕핏은 운전석 중앙에 위치한 31.2㎝(12.3인치) 크기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간단한 그래픽 위주로 정보를 전달하던 계기판 기능을 3차원(3D) 그래픽까지 확장했다. 아우디는 그래픽솔루션 업체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계기판에서 복잡한 지도와 차량 상태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컬러 조명과 차별화된 기능 등을 통해 차량 내부에서 가장 오랜 시간 마주하는 계기판을 운전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내년 1월 출시를 앞둔 쌍용차 티볼리는 운전자 취향에 따라 계기판을 6가지 색상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계기판 조명을 완전히 끄는 ‘풀 오프’ 기능으로 야간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시트로엥의 그랜드 C4 피카소는 휴대용 저장장치(USB)를 활용해 원하는 사진으로 화면 배경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고 DS4는 계기판 색상을 화이트에서 블루까지 단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