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 생산자물가 4년만에 최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저유가 유지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6차 석유 수출국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하락,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가 내림세를 이어감에 따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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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은행은 11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100)가 전년 같은 달 대비 0.9% 떨어진 104.14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12월(102.71) 이래 3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생산자물가는 8월에 전년 같은 달 대비 0.2%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9월 -0.5%, 10월 -0.8% 등 갈수록 낙폭을 확대하는 추세다.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0.3% 내리는 등 역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생산자물가가 8월부터 4개월 연속 떨어진 것은 7월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유, 브렌트유 등 3대 유종 가격은 모두 배럴당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처럼 국제유가 하락으로 생산자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 또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물가는 25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이며 저물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 대비 1.0% 오르는 데 그친 상황이어서 자칫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분류별로는 유가 하락의 영향을 직접 받는 석탄 및 석유제품의 생산자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7.2%나 급락했다. 화학제품 역시 전년 같은 달 대비 5.9% 떨어져 낙폭이 컸다. 품목별로는 경유 가격이 전년 같은 달 대비 20.0% 하락했고, 휘발유는 18.1% 떨어졌다. 프로판가스(-9.8%), 부탄가스(-9.7%) 등도 가격이 내렸다.

농림수산품은 축산물(11.8%)과 수산물(5.6%)을 중심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3% 상승했다. 고등어(58.2%)와 돼지고기(38.9%), 갈치(19.2%) 등의 상승폭이 컸다.

한편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공단계별 물가를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8% 내렸다. 수출품까지 포함한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 가격 추세를 보여주는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전년 같은 달 대비 1.1% 하락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