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안드로이드’ 삼성전자 ‘타이젠 TV’로 구글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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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내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2015’에서 자체 개발한 타이젠(Tizen) 운영체제(OS)가 탑재된 ‘타이젠 TV’(사진)를 공개하며 구글의 ‘안드로이드 TV’에 도전장을 내민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의 첨병이 스마트폰에서 가전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CES에서 타이젠 TV를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9월에 열린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에서 65인치 곡면 TV에 타이젠을 장착해 선보였다. 기존에 타이젠을 적용한 기기는 ‘기어2’, ‘기어S’ 등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카메라뿐이다.

타이젠 OS는 삼성전자가 ‘탈(脫)안드로이드’로 구글을 견제하면서 애플 iOS에 대항하기 위해 인텔 등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 기기용 OS다. 사물인터넷(IoT) 환경에도 최적화돼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디오 등 가전제품에 탑재될 수 있다.

타이젠 TV는 인터넷과 연결되고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도 구동할 수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 TV의 최신 OS버전 제품인 셈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인도에서 타이젠을 적용한 첫 스마트폰 ‘삼성 Z1’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지난 1월 일본, 7월 러시아에서도 연기됐다. 타이젠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구축 수준이 아직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신하는 스마트홈 분야에서 먼저 타이젠 OS 기반의 콘텐츠 생태계를 성숙시키면서 모바일로 확산시키는 ‘양동 전략’을 세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에서 타이젠 OS 개발을 담당했던 미디어솔루션센터가 사실상 해체돼 관련 기능이 각 사업부로 재배치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일본 업체 소니, 샤프 등을 통해 안드로이드 TV를 내년 CES에서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소프트웨어 지배력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 스마트홈 시장으로 넓혀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