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임원 ‘증거 은폐’ 드러나면 전원 처벌

‘땅콩 회항’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대한항공 임원 등 관련자들을 전원 소환 조사해 강력 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해 대한항공 임직원 등에 대한 통신자료 압수수색 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을 발부받아 사건 축소를 위한 구체적인 지시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부실조사 의혹을 받고 있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필요 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18일 조 전 부사장을 전날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증거 은폐 및 인멸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임원을 차례로 불러 혐의가 확인될 경우 사법 처리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사건 당시 항공기에 탑승했던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들에게 국토부 조사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유도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항공기 탑승 승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한항공 임원들의 조직적 증거 은폐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조 전 부사장이 임원들을 상대로 증거인멸 지시를 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조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와 피해자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관계자 5∼6명은 박 사무장과 승무원의 집에 찾아가 반복적으로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피해자들이 사건 직후 작성해 전송한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 등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또 대한항공의 증거인멸 시도를 방관하고 부실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국토부 관계자에 대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사할 계획이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