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반대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를 반대하는 남성이 17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리틀 아바나’ 구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對北관계 변화여부 관심… 베이너 “잔인한 독재자에 어리석은 양보해준 것”
쿠바 출신 등 반대 목소리… 오바마 쿠바방문 가능성도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선언하고 반세기가 넘는 대 쿠바 적대정책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의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는 그동안 적대 국가들에 대해 봉쇄정책으로 일관했던 미국 외교사의 획기적인 대변화로 오바마식 ‘개방 외교’의 상징이자 결과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미국-쿠바 국교정상화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7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특별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국교를 단절한 1961년과 마찬가지로 쿠바는 여전히 카스트로 일가와 공산당이 통치하고 있다”며 “우리는 똑같은 정책을 계속 하면서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쿠바 봉쇄가 실패한 외교정책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쿠바를 붕괴로 몰아가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도, 쿠바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 쿠바 개방정책(open door policy)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어떤 나라를 실패한 국가로 몰아붙이는 정책보다 개혁을 지지하고 독려하는 것이 낫다는 교훈을 어렵게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마지막 적대국가로 남은 북한에 대한 접근법도 봉쇄와 제재에서 대화와 협상 쪽으로 바꾸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서열 1위인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잔인한 독재자에게 어리석은 양보를 해 준 또 하나의 사례일 뿐”이라며 “카스트로 정권과의 관계는 쿠바 국민이 자유를 만끽하기 전에는 정상화는 물론이고 재검토조차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쿠바 출신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도 “백악관이 얻은 것은 하나도 없이 모든 것을 쿠바에 양보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주쿠바 미국대사관 개설 및 대사 임명에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지난 1년여 동안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CBS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쿠바는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면 협상 회담을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진행했다. CBS는 “대내외적으로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가운데 미국은 쿠바와 지난 11월까지 캐나다에서 비밀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한편 미·쿠바 국교정상화 선언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쿠바를 공식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분명히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당장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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