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인상’ 시사>옐런 “앞으로 최소 2차례 FOMC회의까진 금리인상 없을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상승 미국 뉴욕증시에서 17일 거래인들이 주가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문제를 ‘인내심 있게 접근하겠다’고 밝힌 데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AFP연합뉴스

FOMC 열릴 때 마다 0.25%p 올리는 방식 대신 간격 두고 탄력 인상 예고

2004년 금리 올릴 때에도 ‘patient’표현 사용하기도

옐런 “고용·성장 강해져” 美경제에 자신감 드러내

美증시 안도감에 상승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초저금리 인상의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 Fed는 시장의 충격을 우려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착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늦어도 내년 중반기 정도에는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인상 속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올리는 전통적 방식보다는 미국 경제 상황을 보면서 간격을 두고 탄력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7일 옐런 의장은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달 Fed의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가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최소 2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Fed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유지 문구를 삭제하고 ‘인내심을 가질 것(be patient)’이라는 문구로 대체했다. Fed는 2004년 6월 당시 1%였던 기준금리 인상 5개월 전에도 FOMC 성명에서 상당 기간 문구를 빼고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옐런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우려해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이후에도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FOMC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는 형태의 2000년대식 금리 인상 방식을 반복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내년 1분기(1∼3월)까지는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내년 4월 이후에나 금리 인상 논의에 들어간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또 금리 인상 속도도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옐런 의장은 러시아의 환율위기 파장과 관련, “FOMC 회의에서 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미국의 금융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Fed는 내년 중반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과 맞는 방향으로 성명을 신중하게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은 내년 9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최근 3개월간 월평균 28만 건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고용 성장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실업률이 내년 5.2%까지 하락해 정상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가에 대해서도 옐런 의장은 “유가 하락은 소비자들에게 감세와 같은 효과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가계 소비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관련 기업의 자본 지출이 축소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Fed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8.00포인트(1.69%) 오른 17356.87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15포인트(2.04%) 상승한 2012.89를 기록했다. 스턴 에이지의 린지 피에자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상당 기간 문구를 쓰지 않고 상당 기간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