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제도론 대형사고 방지 한계 인식… 불법행위 처벌 강화로 근본적 해소

국토교통부가 18일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현행 제도로는 불법 건축에 대한 제재 수단이 미흡하고, 건축물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편적인 개선책만 나와 안전사각지대까지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나온 대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우선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건축물 설계나 시공 때 불법으로 인한 부실이 없는지 상시로 들여다보고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업체와 건축 관계자들을 업계에서 퇴출시킨다.

처음 적발되면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고, 2년간 2회 적발되면 영원히 퇴출당하는 ‘2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도입된다. 만약 불법 건축으로 사망 수준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그 즉시 퇴출당하는 ‘1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함께 시행한다. 이 같은 내용은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공개한다.

지금은 건축법을 위반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대상자가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정도인데 여기에 유지관리를 소홀히 한 건축주, 저질 자재를 납품한 제조업자나 유통업자도 처벌 대상에 넣기로 했다.

처벌 수위도 벌금 1000만 원 이하에서 3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건축물 분양신고 위반 때 벌금도 3억 원 수준인데 이에 비하면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부실 설계 때 보험료가 상승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건축관계자 배상책임보험제도(PLI) 도입도 적극 검토한다.

50층 이상이나 연면적(건축물 각층 바닥면적 합계) 10만㎡ 이상 초대형 건축물은 국책연구기관이 건축 허가 전 건물과 인접 대지의 구조안전 성능을 종합평가하는 ‘안전영향평가제도’도 시행된다. 지금은 초대형 건축물에도 일반 건축물 안전 기준을 적용한다.

제2롯데월드 안전성 문제가 계속 불거지자 초대형 건축물에 대한 별도의 평가제도가 필요하다고 봤다. 건축 심의 및 유지관리 대상이 되는 다중이용 건축물 범위도 대상 규모를 5000㎡에서 1000㎡로 확대 적용하고 다중이용 건축물 소유주는 건축물 유지관리자를 지정해야 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