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문건 2차 유통경로 집중 수사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경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문건의 2차 유통경로 등에 대해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박관천(48) 경정 유출→한모(44) 경위 복사→최모(45·사망) 경위 유포’라는 1차 외부 유출 경로는 증거로서 입증이 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라면박스 2개 분량의 문건을 반출해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에 보관했고, 이를 한 경위가 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위가 복사된 문건을 최 경위에게 전달했고, 최 경위는 세계일보 등에 문건을 유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경정이 보관했던 박스에 정윤회 문건도 포함돼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8일 “증거 관계에 의해 유출 경로는 확정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경위 휴대전화의 통화 녹음 파일, 박 경정과 한 경위의 자백 내용 등이 유출 경로와 관련한 주요 증거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 경위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유출자로 최 경위를 지목한 적이 없고, 최 경위가 세계일보 기자에게서 문건을 받아 경찰청 보고에 사용했다는 녹음 파일 내용이 진실이라고 검찰 조사 때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경위를 통해 문건이 유통된 경로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세계일보 조모 기자는 입수한 문건을 가지고 지난 5월 박지만(56) EG 회장 등을 만난 사실이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당시 문건을 보기만 했을 뿐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문건이 박 경정 등을 통해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전달했고, 조 전 비서관은 오모(43) 전 행정관을 시켜 해당 문건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문건을 보냈다.

검찰은 세계일보 측이 다른 경로로도 문건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회장이 세계일보 기자와 만날 때 동석하고 조 전 비서관에게 문건이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 박 회장 측근 전모(39) 씨를 17일 조사했고, 오 전 행정관을 금명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