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지시자’ 조현아냐, 임원이냐 규명 주력

객실담당 상무 조사 과정서
조직적으로 개입 정황 포착
조현아 지시 확인땐 재소환

‘땅콩 회항’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증거인멸에 관여한 대한항공 임직원을 줄줄이 소환하며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가 드러난 임원은 전원 입건키로 하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 찾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19일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모(57) 상무 등 임직원 4∼5명을 소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기내 폭언 사건과 관련, 사건 축소·은폐를 위한 증거인멸에 가담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들의 증거인멸이 조 전 부사장 등 경영진의 구체적인 지시로 이뤄졌는지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조사 중 혐의가 드러나면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입건할 방침이다.

검찰의 임직원 줄소환은 객실담당 여 상무에 대한 조사에서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검찰은 18일 직원들에게 사건 당시 최초 보고 이메일 삭제를 지시하고 거짓진술을 강요한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여 상무를 입건했다. 여 상무는 당시 항공기에 탑승했던 박창진 사무장 등 승무원의 집에 회사 관계자를 보내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국토교통부 조사에 제출할 사실확인서 조작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18일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통신자료 압수수색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을 발부받아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며, 대한항공 경영진의 증거인멸 가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통화 내역 분석과 임직원 소환 조사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증거 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조 전 부사장을 재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진그룹 계열사 사장 등이 이번 사건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거짓진술, 피해자 회유 등 한진그룹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