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청문회 아니라 대한항공 관련자 증인 부르기 힘들어”

이른바 ‘땅콩 회항’ 파문을 낳은 대한항공 사태가 결국 정치권까지 번지게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땅콩 회항’의 전말을 비롯해 국토교통부의 ‘봐주기 조사’ 논란, 대한항공의 증거 은폐 및 거짓 진술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국토부의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승환 장관을 비롯해 항공정책 관련 국토부 공무원들이 출석할 예정인 이날 보고에서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처남 대한항공 취업 청탁’ 의혹도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국토부의 자체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부실조사 및 조사의 공정성 훼손 의혹에 대해 따져 물을 전망이다.

국토교통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적 관심사인 ‘땅콩 회항’과 관련해 국토부가 주무부처로서 역할과 소임을 다했는지 등을 엄격하게 따질 것”이라며 “특히 항공사 승무원의 인권과 근로조건이 일방적으로 침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대한항공 오너들의 입장만 옹호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관계자들은 국회 현안보고 자리에 출석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청문회가 아니기 때문에 대한항공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부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과 당시 항공기 기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 대한항공 임원을 동석시키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항공은 박 사무장 등에게 회사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하도록 강요하고, 증거들을 은폐하려 한 의혹마저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건을 ‘재벌의 슈퍼갑질’로 규정하고, 국토부와 대한항공의 행태를 비판할 태세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문 비대위원장의 ‘처남 취업 청탁’ 의혹도 제기할 것으로 보여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